이케아 지붕엔 태양광, 롯데엔 하늘정원…왜 다를까

[3년차 맞은 에너지전환 정책 진단]
<上-①> 핵심은 에너지 소비효율
에너지 소비증가 OECD 3위 ‘불명예’
중요한 건 에너지 효율개선인데…
탈원전 논란 속 관련 노력은 뒷전
  • 등록 2020-01-03 오전 5:05:00

    수정 2020-01-03 오전 7:14:43

경기도 광명시 이케아 건물 옥상(좌측)과 롯데아울렛 건물 옥상. 이케아 옥상은 태양광 설비로 대부분 덮여 있다. 네이버 지도 캡처


[베를린(독일)=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세종=김상윤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자리 잡은 이케아(IEA) 1호점과 광명 롯데아울렛. 나란히 붙어 있는 두 건물은 외관상 큰 차이가 없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면 다르다. 이케아 건물 옥상에는 3000개의 태양광 패널이 깔려 있다. 반면 롯레 아울렛 옥상은 하늘정원 등 고객편의시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케아는 광명점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매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실내 조명을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LED로 전부 교체하는 등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아내고 적용한다. 일부 매장은 지열에너지를 활용해 냉난방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케아는 올해말까지 전세계 모든 매장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는 모두 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케아와 롯데의 옥상 활용법은 ‘에너지 대전환시대’를 맞아 에너지 전환 선진국 및 기업과 우리나라와의 격차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단순히 원자력발전 대신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높이는 방식만이 아닌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하는 에너지전환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국제 석유기업 BP의 세계에너지통계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1차 에너지 소비량은 3억100만TOE(석유환산톤)으로 15년 전인 2003년과 비교해 40.5% 증가했다. 1인당 1차 에너지 소비량 역시 같은 기간 4.5TOE에서 5.8TOE로 28.9% 늘었다. TOE는 원유 1t의 발열량이다. 약 1000만㎉이다. 최종에너지소비량(2018년 기준 2억3274TOE)도 1998년 외환위기나 2009년 국제 금융위기 등을 제외하면 매년 증가 추세다.

세계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사실상 한국만 ‘나홀로 증가’다. 1차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아이슬란드(100%↑), 터키(98.3%↑), 칠레(48.0%↑)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특히 우리나라와 비슷한 독일이나 일본 등 16개국은 이 기간동안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우리의 에너지 소비효율은 턱없이 낮다. 국내총생산(GDP) 1000달러를 만드는데 필요한 에너지양이 우리나라는 0.159TOE/1000달러(2017년)로 OECD 35개국 중 33위다. OECD 평균(0.105)의 1.5배나 된다. 일본(0.089)은 물론 미국(0.123)보다도 높다.

정부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여나가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나 재생에너지 공급과 소비를 늘리고 에너지효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케아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만 쓰는 ‘RE100’ 캠페인 참여 기업이다. 2014년 ‘RE100’ 캠페인 시작때부터 함께했다. 이케아처럼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춰 직접 전기를 만들어 쓰거나, 발전사업자에게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사서 쓴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친환경 에너지 선진국 기업은 이미지 제고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론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RE100에 참여한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아직 RE100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이 전무하다. RE100 참여를 타진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지만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낮은데다, 기업이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하고 싶어도 인정받을 방법이 없어서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공급이 넉넉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체 발전량 중 4.8%에 불과하다.그렇다고 독자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갖추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쉽지 않고 산업용 전기요금은 원가 미만인데 비해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면 비용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에너지 소비 감축, 효율 개선도 함께 가야 하는데 이른바 ‘탈원전 논쟁’ 속에 효율 개선 노력은 후순위로 밀려 있다”면서 “시장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이 나오도록 인센티브와 규제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RE100=기업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100% 대체하는 캠페인을 말한다. 다국적 비영리단체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이 지난 2014년부터 캠페인을 시작했고, 현재 애플, 구글, GM, BMW, 이케아 등 221개 글로벌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1차에너지와 최종에너지=1차에너지는 원유, 천연가스, 우라늄, 풍력 등 자연으로부터 직접 얻을 수 있는 에너지다. 최종에너지는 1차에너지를 변환·가공해 만든 휘발유나 경유, 전기, 도시가스 등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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