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정희섭(62) 대표는 코로나19에 대한 문화예술계 피해를 체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극단 현장의 대표를 지냈던 연극인 출신이기에 공연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의 피해에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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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째…재단 예산 273억→710억원 늘어
예술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요즘 코로나19 피해를 입고 있는 문화예술계를 돕기 위해 여느 때보다 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공연분야 긴급 지원 방안’ 대책 중 일부를 재단에서 맡아 진행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예술인 특별 융자’의 경우 기존 생활안정자금 융자보다 한도액을 2배(1000만원)로 늘리고 이자도 2.2%에서 1.2%로 낮췄다”며 “창작준비금 지원사업도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예술인에게는 가점을 부여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예술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일정 금액의 직접 지원과 함께 코로나19와 비슷한 재난 상황에 대처할 중장기적인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 대표는 “이번 사태로 예술인들이 어려워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지원은 제도화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소 시간을 두고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종식 이후 불거질 수 있는 문제들도 염두에 두고 어떤 지원책이 필요할지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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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2011년 생활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최고은 작가의 죽음을 계기로 제정된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2012년 설립된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정 대표는 극단 현장의 대표를 거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정책실장, 국립극장 공연과장,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 중국 연변대 교수를 거쳐 2018년 2월 23일 대표로 취임했다. 3년 임기 중 2년을 마쳤다.
올해는 ‘창작준비금 지원사업’과 ‘예술인생활안정자금 융자’ 사업 규모가 대폭 늘어나면서 재단의 역할이 더 커졌다. 재단 예산도 정 대표 취임 당시 273억원이었던 것이 올해는 710억원으로 늘어났다. 정 대표가 생각하는 예술인 복지는 “예술인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돕는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갖춘 사회적 안전망을 예술인에게도 그대로 적용하는 보편적 복지”다. 그래서 정 대표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예술인이 누려야 할 권익을 보장하고 보호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강좌 통해 예술인 권익보호 도울 것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최근 아카데미상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으로 문화예술계의 관심을 다시 받았다. 표준계약서를 체결할 경우 예술인과 단체에 사회보험료의 50%를 지원해주는 ‘예술인 사회보험료 지원’ 제도의 혜택을 ‘기생충’이 받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예술인 복지는 응원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예술인의 꿈과 열망을 사회가 함께 응원할 때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같은 예술인들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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