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샤오미 청소로봇에 다리를 달았을 뿐…권경환 '산책로의 방황'

2020년 작
청소로봇이 스캔한 이미지데이터 모아
우리 주변세상 다른 장면을 엿보게 해
평범한 일상이 '미학'되는 가능성 찾기
  • 등록 2020-07-01 오전 4:05:00

    수정 2020-07-01 오전 4:05:00

권경환 ‘산책로의 방황’(사진=원앤제이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지구상 어떤 생명체를 확대하면 이리 섬세할까. 섬모가 가시처럼 숭숭 박혀 외압을 막아내고, 길게 늘어뜨린 신경줄로 몸 전체를 통제하고. 반짝이는 눈도 보이지 않나. 그런데 이 모두는 거대한 착각이다. ‘샤오미’에서 만든 청소로봇을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와 이리저리 동네를 산책시킨 그 경로를 프린트한 것뿐이라니.

이 ‘당황스러운 창작’은 작가 권경환(43)의 작업이다. 청소로봇을 개조해 다리를 달아주고 ‘주변을 탐색하라’ 명령을 했단다. 그 임무를 떠안은 로봇은 둥근 좌대 위에 놓인 공간을 부지런히 스캔한 뒤 이미지 데이터를 작가에게 전송했고. 작가는 또 그 이미지를 모아 우리 사는 세상의 다른 장면을 엿보게 했다.

‘산책로의 방황’(2020)은 그렇게 블루스크린에 얹은 독특한 조형언어를 모아낸 한 점. 평범한 일상이 미학적으로 바뀔 수 있는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능성)를 늘 찾는다는 작가의 작업이 제대로 ‘움직였다’. 끊임없이 미지로 곁눈질하는 사회적 욕망, 샤오미란 브랜드가 상징하는 자본주의의 면면, 청소에까지 동원해야 하는 로봇의 의미까지.

7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 원앤제이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오퍼튜니티’에서 볼 수 있다. 오퍼튜니티는 2004∼2009년 미국 보잉사에서 화성으로 쏘아올린 화상탐사로봇의 이름. 작가의 동네탐사로봇이 해낸 일과 다르지 않았다. 디지털프린트. 200×200㎝(각 35×35㎝). 작가 소장.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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