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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24시]너도 나도 '뉴딜'…포장갈이한 '올드딜'

‘한국판 뉴딜’ 발표 후 공공기관 ‘뉴딜 갖다 붙이기’ 도 넘어
정부정책 현실화 측면에서 뉴딜 홍보 어느 정도 용인하지만
뉴딜과 직접 관련 없는 곳까지 갖다 붙이기 ‘과도하다’ 지적
“과거 정부 공기업 모습 그대로 답습하는 것 같다” 지적도
  • 등록 2020-08-10 오전 12:00:00

    수정 2020-08-10 오전 12:00:00

정부 산하엔 340개의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41만594명(2019년 말 기준)이 이곳에서 일합니다. 개중에는 2만여 명이 일하는 한국전력 같은 대형 공기업도, 영화진흥위원회처럼 직원 수가 100명도 안 되는 소규모 공공기관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같이 우리 삶과 밀접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신의 직장’이라며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고된 일과에 치이는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이데일리는 앞으로 ‘공
공기관24시’를 통해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 또 이들이 하는 일을 조명해봅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문명은 이미 시작된 인류의 미래다. 그 도도한 흐름 속에서 앞서가기 위한 국가발전 전략이 한국판 뉴딜이다.” (문재인 대통령 7월 14일 한국판 뉴딜 보고대회)

정부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카드로 ‘한국판 뉴딜’을 꺼내 든 이후 공공분야에서 뉴딜 관련 사업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적지않은 사업이 기존 사업을 포장만 다시 한 ‘표지갈이’이거나 알맹이 없이 선언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시류에 편승한 보여주기식 사업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개편에도 한국판 뉴딜 수식어 남발

‘한국판 뉴딜 주제 이벤트’, ‘K-뉴딜 추진’, ‘친환경·저탄소 그린경제 전환의 마중물 역할’,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한 △△△뉴딜’, ‘ㅇㅇㅇ형 뉴딜 종합계획’


지난달 14일 정부가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한 이후 20여 일 동안 공공기관들이 한국판 뉴딜과 연관한 사업이라고 발표한 자료들만 수십건에 달한다. 공공기관들은 각종 이벤트, 업무 및 투자협약, 심지어 내부조직 개편에도 ‘한국판 뉴딜’을 수식어로 붙여 선봉장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사업들이 정책 패러다임에 변화에 발맞춰 기존 사업을 전환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보다는 단순히 기존 사업명에 ‘뉴딜’을 추가한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중부발전은 지난 7일 본사 강당에서 ‘KOMIPO 뉴딜 종합 추진’ 계획의 추진기구인 KOMIPO 뉴딜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중부발전은 2024년까지 4조5000억원을 투입해 7만3000여개 이상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지난 7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에서 15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가스기술공사형 K-뉴딜 사업개발 워크숍’을 열었다.

가스기술공사는 그린뉴딜 분야에서는 수소 사회 전환 촉진을 위해 1조 3000억원 규모의 사업 참여를 통해 1만34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디지털 뉴딜 분야에서는 빅데이터·AI·드론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해 국가핵심 인프라 관리체계를 고도화하고 SOC에 대한 디지털화 등에 329억원을 투자해 349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가스기술공사는 천연가스 설비에 대한 정비와 엔지니어링,그리고 기술개발을 맡고 있는 천연가스 설비 전문기술회사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은 지난 1일 연금사업본부를 통합운영하고 대체투자 부서를 자산군별 조직으로 바꾸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 뒤 “포스트 코로나·한국판 뉴딜에 따른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차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딜 남달 정책 혼선 야기할수도…내실 다져야”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들이 국정과제 수행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독려할 일이지만 무분별한 ‘뉴딜’ 남발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을 높이고 정책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정부 정책을 현실화한다는 측면에서 공공기관의 뉴딜 홍보는 어느 정도 용인해야 하지만 감사 협력, 교육지원, 조직개편 등 뉴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곳까지 뉴딜을 갖다 붙이는 것은 과도하다”며 “내부적으로도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기업 산하 연구소장은 “정책과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과거 개발국가 정책을 답습하는 공공기관의 모습은 누가 봐도 적절치 않다”며 “요란하게 홍보와 선전의 목소리만 높일 게 아니라 공공기관별로 정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각자의 강점을 잘 살리면서 중장기적으로 업무프로젝트를 꼼꼼히 수립해 추진해나가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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