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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더 갈 줄 알았는데"…주가하락·弱달러·高수수료 '3중고'

美 기술주 조정세…달러까지 폭락하며 韓개미 '으악'
높은 해외 매매수수료도 발목…국내比 10배 비싸
증권가선 美 대선 앞두고 '팔아라' 조언"
  • 등록 2020-09-23 오전 12:11:00

    수정 2020-09-23 오전 9:22:19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올해 1월 처음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한 A씨는 요즘 잠을 잘 못 잔다. 지난달만 해도 650만원 가량의 이익을 보고 있었던 주식들이 이달 들어 급락하면서 단숨에 730만원 손실로 뒤집혔기 때문이다.

A씨는 “테슬라 등 갖고 있는 주식 중 일부는 계속 들고 있고 일부는 팔았다가 추가 매수했는데 손실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최근엔 새벽에 미국장을 지켜봐야 해서 잠을 쪼개 자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A씨처럼 속앓이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이 테슬라인데다, 최근 주가가 500달러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대거 추격 매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은 ‘서학개미’들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심지어 주가 뿐 아니라 달러 가치마저 하락하면서 안아야 할 평가손실은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증권가에선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의 비중 축소를 조언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지저스’ 외치는 서학개미…주가 내리는데 달러까지 뚝뚝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재 보관규모가 가장 큰 해외 주식은 테슬라로 총 42억 4144만달러어치 주식을 보관하고 있다. 이어 △2위 애플(22억 400만달러) △3위 아마존(17억 6374만달러) △4위 마이크로소프트(11억 407만달러) △5위 엔비디아(10억 4583만달러) △6위 알파벳A(7억 8031만달러) 순이다. 현재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 1~6위가 모두 미국 기술주인 셈이다.

문제는 이들 종목이 이달 들어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9월 이후 테슬라는 9.81% 떨어졌고, 애플과 아마존도 각각 14.69%, 14.21% 조정을 보였다. 구글(알파벳A)은 12%대, 마이크로소프트도 10%대 하락했다. 엔비디아 역시 6% 떨어졌다. ‘제2의 테슬라’라고 불리던 니콜라의 경우 사기 논란에 휩싸이며 이달 들어 32.4% 급락했다.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니콜라 주식은 1억 5066만달러 규모로 전체 해외주식 중 30번째로 많다.

이같은 하락세에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계좌에 찍힌 수익률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투자자들의 일별 보유주식수와 매일의 주가 등락폭, 환율을 통해 원화 기준 손익을 추정한 결과 이달 들어 한국 투자자들의 테슬라 평가손실은 총 5670억원으로 계산된다. 니콜라와 애플의 이달 평가손실은 각각 1133억원, 447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세 개 종목만 합산하더라도 한국 투자자들은 한 달 새 1조 1282억원 규모의 평가 손실을 입은 셈이다.

설상가상 달러 가치까지 하락하며 투자자들을 괴롭게 만들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1180원선이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50원선까지 내려 앉았다. 이달 초 비싼 값을 주고 달러로 바꾼 뒤 미국 주식을 샀던 투자자라면, 달러가치 하락과 주가 하락을 모두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다른 30대 투자자 B씨도 “주식을 이제라도 매도하려고 해도 환율이 떨어지는 바람에 실제 수익만큼 원화 수익이 나오질 않아서 아까워서 못 파는 주식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평가 손실이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매번 떼이는 높은 매매수수료도 걸림돌이다. 해외 주식투자 수수료는 국내 주식투자 수수료에 비해 10배 가량이나 높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의 한국 주식 매매 수수료(온라인 기준)는 각각 0.014%, 0.015%이지만, 미국 주식 매매 수수료는 둘 다 0.25%다. 10배 이상씩 차이 나는 것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미국주식의 매매 수수료를 더 많이 뗀다.

팔아 말아…증권가선 “대선 앞두고 불확실성 커진다” 경고

기술주 조정이 벌써 한 달 가량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근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번 조정이 단기로 끝날 것인지, 혹은 더 길게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탓이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미국 주식 비중을 축소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어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정치적 대결구도가 만들어지며 미국 경기 및 실적 모멘텀이 주춤해질 가능성이 반영되고 있다”며 “이는 미국만의 문제로, 미국 주식시장의 비중을 다소 축소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023년 말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성장주는 중장기적으로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2000년부터 미국 대선 시점을 분석해 본 결과 미국 대선 한 달 전에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는데, 이번에도 11월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성장주에 대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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