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중심지" vs "접근성 우수"…불붙은 '이건희 기증관' 유치전

종로구-용산구, 이건희 기증관 유치 진검승부
용산구, 비수도권·외국인관광객 접근 용이
종로구, 현대미술관·인사동 등과 연계
  • 등록 2021-07-13 오전 6:20:00

    수정 2021-07-13 오전 7:47:43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송현동은 역사문화 중심지이자 문화예술 집적지다”(김영종 종로구청장)

“용산은 국내외 관람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면서 한국 문화부흥을 꿈꾼 고인의 의지를 실현시킬 최적의 장소다”(성장현 용산구청장)

전국 40여곳 지자체의 ‘유치경쟁’을 불렀던 ‘이건희미술관’이 결국 서울에 들어선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건희 기증관’ 후보지를 2곳으로 압축하고, 연내 최종 부지 선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건희 기증관’ 후보지에 오른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위)와 국립중앙박물관 인근 서울 용산구 용산동 부지(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등 2만3000여점을 전시하는 ‘이건희 기증관’ 유치를 둘러싼 기초자치단체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용산구는 현재 추진 중인 ‘용산 역사문화 르네상스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투어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밝히는 등 유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종로구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화계 인사 670여명과 함께 이건희 기증관 유치에 팔을 걷어부쳤다.

이건희 기증관은 이 회장의 유족 측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2만3181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통합적으로 소장·관리하면서 조사와 연구, 전시, 교류를 추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일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설 후보지로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인근 문체부 부지를 후보지로 채택했다.

용산구는 지난 5월 용산가족공원 내 문체부 소유 부지 활용 방안을 제안한 데 이어 이달 7일 이건희 기증관과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공원 일대를 묶어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 벨트로 가꿔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부지는 남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녹지축 한 가운데 위치했으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과도 가깝다. 여기에 용산구는 지난 4월 용산구 일대 57만㎡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신규 지정돼 오는 2024년까지 510억원 규모의 ‘용산 역사문화 르네상스사업’을 벌인다. 이건희 기증관을 유치하면 역사문화 르네상스사업에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게 용산구의 설명이다.

종로구에 비해 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서울시만 놓고 보면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지만, 비수도권과 해외 관광객들까지 고려하면 용산구가 더 접근성이 좋다”고 강조했다. 지하철 1·4·6호선과 경원·경의선이 지나가고 KTX 용산역과 공항철도 역사인 서울역이 위치해 전국은 물론 해외 방문객들의 접근이 편리하다는 주장이다. 또 한남대교와 연결된 경부선과 서울 동서를 가로지르는 강변북로는 전국 동서남북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라는 게 용산구의 설명이다.

용산구는 미술관 조성에 행정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기증관 조성 후 국립중앙박물관(고미술)-이건희 미술관(근대미술)-삼성미술관 리움(현대미술)으로 이어지는 ‘이건희 컬렉션 투어 프로그램’도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종로구는 송현동이 삼성에서 미술관을 지으려다 포기했던 장소로 고인의 유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복궁과 청와대, 광화문 등을 잇는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 국립현대미술관, 개관을 앞둔 서울공예박물관, 삼청동, 인사동, 북촌 내 밀집한 다양한 갤러리 및 공방 등과 맞물려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종로구는 송현동 부지의 장점으로 뛰어난 접근성을 꼽았다. 종로구 관계자는 “어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더라도 손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자리해 용산보다 입지가 더 좋다”면서 “코로나19 이전 외국인 관광객 80~90%인 800만~900만명이 종로구를 방문했던 만큼 인사동 등 인근 지역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구의 경우 기증관 부지 인근에 식당·카페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문화향유 공간으로는 종로가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미술계 역시 송현동 선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최열 전 문화재전문위원,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등 673명이 모여 발족한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준비위원회에서는 송현동에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켜나갈 미술관 신설을 요청하고 뜻을 함께하고 있다.

종로구는 기증관에 대한 구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는 “문체부 소유 부지인 만큼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건희 기증관은 연내 최종 부지를 선정해 2027~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기증품에는 국보 216호인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이중섭·박수근, 모네·고갱·피카소 등 국내외 거장의 그림이 망라돼 있어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해외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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