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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서 분양받았다가 대출금지…입주 예정자는 발동동

초고가아파트 속출‥서울지역 25% 5억 돌파
12·16 규제 뒤 초고가 아파트 거래 되레 활발
애먼 실수요자 유탄‥예비 입주자도 타격
  • 등록 2021-07-27 오전 7:00:00

    수정 2021-07-27 오후 6:15:5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대출금지선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 부동산 규제의 집중 타깃이 됐지만 약발이 듣지 않은 것이다. 분양 뒤 집값이 급등한 지역의 아파트에서는 대출이 막힐까 봐 예비입주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가파른 부동산값 상승‥서울 아파트 넷 중 하나 대출금지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울 지역의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31만3999 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123만9650가구(부동산114 시세 조사 대상 아파트)의 25.33%를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 네 채 가운데 한 채는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인 셈이다. 정부의 규제가 본격화한 2019년 말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19만6000여 채, 비중으로는 15.6%에 불과했다. 2년 새 집값이 급등하면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경기 지역 초고가 아파트는 3만8000가구로 전체의 2%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0.26%에서 약 8배가 늘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12·16대책을 내놓으며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당시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전국의 2%, 서울아파트의 10% 정도로 알려졌다. 이런 초고가 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15억원을 대출금지의 기준선으로 삼았다. 초고가 아파트로 흐르는 유동성을 차단하면 전체 부동산 시장의 힘이 빠질 것이란 생각이 깔렸다.

하지만 규제 뒤 거래는 더 활발해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자료로는 작년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93만4000여건을 기록했다. 1년 전(54만5061건)보다 40만건 가까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서울 지역 초고가아파트 거래도 7만1734건에서 9만3000여건으로 늘었다. 전체 부동산시장도 뜨거워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2019년 12월 약 8억6000만원에서 지난달 기준 11억4000만원으로 뛰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을 틀어막은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며 “대출이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생각이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시점 가격으로 규제” 반발‥중도금→잔금대출 전환 안돼

반면 서울과 경기도 등의 실수요자들은 규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골조공사가 끝난 뒤 분양한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지정타) ‘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 예비입주자들이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약 8억~14억원 정도였는데 최근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대부분 평형이 15억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12·16 대책 이후 분양공고한 아파트는 15억원이 넘으면 잔금대출을 막아놨다. 중도금 대출을 받았더라도 입주 시점에 이 기준을 넘으면 잔금대출로 전환할 수도 없다.

이 아파트의 입주예정자는 “가격을 예상할 수 없는 입주 시점을 기준으로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건 불합리하다”면서 “대출이 막혀 내 집에 못 들어가고 월세를 살거나 사채를 써야 하느냐”라고 비판했다.

대출금지 아파트가 늘며 이런 현상은 당분간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이나 경기도 주요 지역에서 최근 분양한 다른 아파트 역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서울 강동구에서 분양한 고덕강일 제일풍경채의 경우 당시 3.3㎡(평)당 분양가가 2400만원 수준으로 전용 84㎡는 8억원대, 101㎡는 9억~10억원대로 책정됐다. 근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아파트 전용 84㎡가 17억~18억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앞둔 공공택지인 성남 복정1지구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2500만원 선으로 과천 지정타나 고덕강일지구보다 비싸다. 중대형 단지의 경우 입주 무렵 시세 15억원을 넘어서서 잔금 대출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 태릉이나 하남 교산 같은 인기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도 입주 시점 대출금지의 문턱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분양된 아파트는 입주 시점에 돈이 없으면 전세로 돌릴 수도 없다. 올해 2월 이후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는 2~5년의 의무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분간 대출 규제를 손댈 생각은 없다. 자칫 규제 완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12·16 대책 이후 분양을 받은 사람들은 입주 시점 가격이 15억원이 넘으면 대출이 안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들어왔을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에게는 최대한 예외를 허용하는 쪽으로 규제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서울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이 11억원정도까지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지역별로 대출이 불가능한 고가주택의 개념을 수정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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