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탈원전 정책으로 날벼락 맞은 두산중공업

  • 등록 2020-02-20 오전 5:00:00

    수정 2020-02-20 오전 5:00:00

국내 최대 원전기업인 두산중공업이 결국 본격적인 감원작업에 돌입했다. 만 45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늘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전체 직원 6700여명 가운데 45세 이상이 2600여명에 이른다니, 40%에 가까운 직원이 그 대상이다. 감원 조치가 구조조정의 마지막 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비롯된 경영난 타개 자구노력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의미한다.

기업들이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두산중공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번 감원에 담긴 메시지는 전혀 다르다.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된 2017년 이후 임원감축, 유급 휴직 등 자구조치를 다각도로 실시했건만 핵심 수익원인 원전 사업이 무너지면서 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진 것이다. 2017년 100%였던 원전 부문 가동률이 올해는 60% 수준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그나마 일감이 끊기는 수주 절벽이 현실화하면 가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멀쩡하던 회사가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탈원전으로 일자리를 잃을 원전산업 인력은 2030년까지 약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두산중공업의 이번 대규모 감원은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와 함께 감원 도미노를 알리는 신호탄이라 여겨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댐이 무너지듯 협력업체 수백 곳의 감원과 줄도산 사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방적인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전산업 종사자와 가족들의 생계마저 위협 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원전산업 매출은 1997년 6조 5235억원에서 2016년 27조 4513억원으로 20년 만에 4배 이상 급성장했다. 부단한 기술축적과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원전 최강국의 명성을 굳힌 결과다. 그러나 탈원전 정책이 시작된 2017년 23조 8855억원으로 쪼그라든 이래 실적이 계속 내리막길이다. 생태계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원전업계의 착잡한 심경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이런 사태를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가. 탈원전 정책을 이끌어 온 문재인 대통령이 답변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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