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을 마치고 알칸타라와 플렉센이 모두 팀을 떠났다. 하지만 두산은 걱정하지 않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에이스를 찾았다.
쿠바 출신의 좌완투수 아리엘 미란다(32)는 알칸타라와 플렉센이 떠난 빈자리를 말끔히 메웠다. 올 시즌 26경기에 나와 13승 5패 평균자책점 2.38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162⅓이닝을 던지면서 삼진을 211개나 잡았다. 탈삼진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다. 2위인 라이언 카펜터(한화·162개)에 월등히 앞서있다.
미란다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구사한다. 전체 투구 가운데 패스트볼 비중이 60%에 이른다. 스플리터는 약 27%에 이른다. 슬라이더는 약 9%, 체인지업은 4% 정도 된다.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는 있지만 패스트볼과 스플리터 위주의 투구를 펼친다는 점에서 알칸타라와 스타일이 비슷하다.
그럼에도 미란다가 알칸타라 못지 않은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이유는 공의 회전수에서 찾을 수 있다. 미란다의 패스트볼 분당 회전수 평균은 2390rpm으로 2333rpm인 알칸타라를 앞선다. 주무기인 스플리터의 경우 회전수가 1655rpm으로 알칸타라의 1420rpm보다 월등히 높다. 피안타율은 .144에 불과하다.
사실 스플리터 계열의 떨어지는 변화구는 회전수가 오히려 적게 나올수록 더 위력적이다. 의도적으로 회전수를 억제해야 공이 갑자기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란다의 스플리터는 구속이나 회전수와는 상관없이 위력적이다.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예리하게 떨어지는 구종 특징이 패스트볼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