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계파 정치` 진통에 몸살…차기 권력 투쟁 신호탄①

국민의힘, `혁신위``새미래``민들레` 등 미래 권력 재편 분주
민주당, 잇단 해체 선언 속 `친명 vs 비명` 갈등 고조
"노선, 정책 경쟁 대신 당권 경쟁에만 매몰 문제"
  • 등록 2022-06-23 오전 7:25:08

    수정 2022-06-23 오전 7:25:08

[이데일리 이성기 배진솔 기자] `보수는 부패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정치권에서 오래도록 회자된 이 격언(格言)도 이젠 옛말이 됐다.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 이후 여야의 상황을 보면, `진보=분열, 보수=부패` 공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승패와 상관 없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여야 모두 내부 갈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친윤석열(친윤)계가,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친이재명(친명)계와 비(非)이재명계 간 갈등이 고조되는 추세다. 차기 당권 장악을 바탕으로 2022년 총선 공천권을 거머쥐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이준석 대표가 배현진(왼쪽) 최고위원과 언쟁을 벌이다 회의장을 나가자 이 대표를 부르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與, 이준석의 `혁신위` vs 친윤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지방선거 이후 이준석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혁신위)는 `이준석의 사조직`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공천 시스템 개편` 등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혁신위를 통해 결국 자기 계파를 만들어가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대선 기간 봉합된 듯 보였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이 대표 간 앙금도 수면 위로 표출되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공개 설전을 벌인 게 대표적이다. 최근 혁신위 운영 방향,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선출 등을 놓고 대립했던 두 사람은 회의가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서로 말을 자르고 언성을 높였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윤핵관`들의 의중을 (배현진 최고위원이 나서서)이심전심으로 얘기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종의 세력 다툼 차원이라는 것이다.

최근 당 내부 공부 모임으로 추진하려던 `민들레`가 윤핵관 계파 모임이 될 것이라는 내부 반발에 부딪힌 것 역시 신·구 세력 간 힘겨루기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 측근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의원 30여 명이 창립 멤버로 모여 결성하려던 민들레는 당내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권성동 원내대표 등의 비판 속에 일단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공식 당정 협의체가 있는데 오해를 살 수 있는 별도의 모임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기현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호 공부 모임 `내일을 바꾸는 미래전략 2024,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게 듣는다! 시대의 과제, 사회통합과 정치 선진화`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런 가운데 김기현 의원이 주도한 여당 1호 공부 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가 22일 공식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첫 강연자로 초청된 이날 자리에는 권 원내대표를 포함한 40여명의 의원들이 모여 `미니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김 의원은 정치적 해석을 의식한 듯 “그야말로 순수 공부 모임”이라면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고 합리적·개혁적 보수 정권이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정권 재창출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도 오는 27일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활동을 재개한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첫 특강을 진행한다. 당 안팍에선 차기 당권주자들이 몸풀기에 들어가면 이런 저런 모임들이 추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野 `계파 해체` 선언…`친명`이냐 `비명`이냐

대선과 지선에서 잇달아 패한 민주당에서는 계파 해체 선언이 이어졌다. 지난 3일 정세균계 의원 모임인 `광화문 포럼`이 공식 해체를 선언했고, 이낙연 전 대표 측 이병훈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계파로 오해될 수 있는 의원 친목 모임(대산회)을 해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내 구도는 `친명 vs 비명`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양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 18일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8월 말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의원의 출마 여부가 최대 화두다. 선수별, 계파별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97 그룹`을 중심으로 한 세대 교체론도 부상했다. 재선의 강병원 의원(서울 은평을)은 “미증유의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자는 당 안팎의 총의가 모이고 있다”면서 `세대 교체`를 넘어선 `시대 교체`를 촉구했다.

강성 초선 모임 `처럼회` 해체론도 변수다.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민주주의4.0` `민평련` 등등 명칭이나 성격이 뭐든 관계없이 무조건 해체해야 한다”면서 “`찌든 계파`와 `악질적 팬덤`을 부숴 날려보내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계파(系派)든 정파(政派)든 정당 정치가 존재하는 한 사모임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형태가 아니라 비전과 노선, 정책 경쟁 대신 당권 경쟁에만 매몰돼 있는 게 문제란 얘기다.

정치 평론가인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확실한 중심 세력이 없다 보니 당권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계파 정치가 극대화 하는 것”이라면서 “국민 시선 보다 팬덤 등 강성 지지층 비위에만 맞추면 민심과 동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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