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들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존 거액 자산가들 뿐만이 아니라, 초보투자자까지 가세했다. 일명 ‘채린이(채권투자+어린이)’들이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만기까지 보유하면 정해진 금리를 챙길 수 있는데다, 시세에 따라 중도 매도 시 투자차익까지 챙길 수 있다는 매력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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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12조7759억원 어치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6896억원) 대비 246.2%(9조863억원)가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전체 순매수 규모인 4조5675억원을 훌쩍 넘어선 규모다.
채권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은 전 세계적인 긴축 움직임으로 인해 기준금리가 크게 뛰면서 채권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채권은 보통 금리가 뛰면 가격이 하락한다. 결국 싼 가격에 채권을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의미다. 특히 국내의 경우 대표적인 투자 시장인 부동산과 증권시장이 침체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채권 금리는 무섭게 뛰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연 1.855%였으나 이달 15일 연 3.770%으로 두 배 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회사채 무보증 3년 AA-등급 금리는 연 2.460% 수준에서 연 4.759%가 됐다. BBB-등급 금리는 연초 연 8.316%에서 연 10.613%로 뛰었다.
한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는 “회사채는 물론이고, 국채까지 금리가 3% 이상을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만기까지 보유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매매를 통해 차익 실현을 하려는 투자자자들의 비중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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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열기는 높아졌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해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
일단 채권의 개념부터 정리해야 한다. 채권이란 정부, 공공기관과 주식회사 등이 비교적 거액의 자금을 일시에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유가증권이다. 기관들은 일정 금리를 주고 채권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게 된다. 채권이 발행되면 ‘액면가’, ‘표면이율’ 등이 정해지는데, 이 중 액면가는 채권의 권면에 표시돼 있는 금액으로 채권매매 거래 시 기본이 되는 가격이라고 보면 된다. 표면이율은 액면가에 연이자율(금리)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채권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가지고 있는 채권을 중도에 판다고 할 경우, 샀을 때보다 금리가 낮아졌다면 채권 가격이 높아졌다는 의미기 때문에 예상보다 높은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 반대의 경우 가격이 낮아져 차익이 줄어들게 된다. 물론 만기까지 가지고 있을 때에는 기존에 이 같은 위험은 없다. 만기 보유 시 발행주체가 파산하지 않는다면, 원금과 이자를 모두 챙길 수 있다.
채권은 발행 기관에 따라 국고채, 지방채, 회사채 등으로 구분되며 이름만 봐도 대략적인 상품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채권은 ‘발행기관+발행금리+만기(년도/월)+발행회차(발행년도+해당년도에 발행된 회차)’식으로 이름이 정해진다. 예를 들어 ‘국고00875 - 2312(20-8)’의 상품의 경우 0.875% 발행금리로 발행된 국고채, 만기는 2023년 12월, 2020년에 8번째로 발행된 채권을 의미한다.
채권시장은 장외ㆍ장내 시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장내 거래는 증권거래소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를 말하며, 장외시장은 증권회사 간이나 고객 간 거래가 상대매매를 통해 이루어지는 시장이다. 채권거래 메인 시장은 장외 시장이다. 장외 시장에서는 증권사가 단독으로 보유한 물량들이 거래되기 때문이다. 소위 ‘잘 팔리는’, ‘투자수익률이 높은’ 상품이 많은 곳이 바로 장외 시장인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60여개 증권사가 동일한 종목 거래를 지원하는 주식과 달리, 채권은 각 증권사가 확보하는 채권 상품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을 확보한 금융사 선택이 중요하다”며 “PB들이 자사에 좋은 상품이 들어 왔을 때에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 위주로 채권 상품 소개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권사를 방문에 담당 PB를 지정해 상품을 전달받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