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0.75%p 역전…美 연말 금리 상단 4.5%, 한은 내달 빅스텝하나

美 금리 3~3.25%로 0.75%p 올려…연말 금리 점도표 4.25~4.5% 다수
최종 금리 내년 4% 후반대 불가피…4.75~5.0% 전망도
한은 최종금리 전망 최대 3.5%…상황 따라 추가 조정 가능성
이창용 "한은, 연준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했다"
  • 등록 2022-09-22 오전 6:04:38

    수정 2022-09-22 오전 8:02:26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CNBC)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정부로부터는 독립됐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으로부터는 독립하지 못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3.0~3.25%로 0.75%포인트 올리면서 한미 금리가 0.75%포인트 역전됐다. 8월에 이어 추가 역전이다.

문제는 11월에도 추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등 내년 연준 금리 상단이 최악의 경우 5%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금리 점도표 쇼크’에 한은이 당장 내달 추가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은의 최종 금리 전망도 최대 3.5%에서 추가 수정될지 주목된다.

금리 점도표 (출처=연준)


◇ 한은도 내달 추가 빅스텝 하나


연준은 22일 새벽에 공개된 FOMC 회의 결과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3~3.25%로 끌어올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 발언은 금리 점도표가 뒷받침했다. 19명의 FOMC 위원들의 내년 최종 금리 수준은 중간값 4.6%로 석달 전 3.8%에서 크게 상향 조정됐다. 19명 중 6명은 내년 금리를 4.75~5.0%로 내다봤고 나머지 6명은 4.5~4.75%, 또 다른 6명은 4.25~4.5%로 전망했다. 최소환 4% 후반대까지 인상하고 상황에 따라 5%로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연말 금리 중간값은 4.4%였다. 19명 중 9명이 4.25~4.5%를, 8명이 4~4.25%를 내다봤다. 11월, 12월 두 차례 남은 FOMC 회의에서 1.25%포인트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11월에도 추가 자이언트 스텝이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은도 당장 내달 추가 빅스텝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월 FOMC 결과로 인해 한미 금리는 0.75%포인트 역전됐지만 10월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로 올리고 11월에 미국이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한다면 한미 금리는 1.25%포인트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연말엔 최대 1.5%포인트 벌어진다.

한미 금리 역전폭을 1%포인트 이상 벌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한미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1%포인트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너무 격차가 커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가 ‘당분간 0.25%포인트씩 금리 인상’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밝혔지만 이를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전망 경로를 9월과 11월 각각 0.75%포인트 인상, 12월 0.5%포인트 인상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한은 금리 전망도 10월과 11월 0.5%포인트, 0.25%포인트로 조정, 연말 금리를 3.2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 점도표대로 라면 한은의 기준금리도 내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최종 금리 전망이 3.25%에서 3.5%로 상향 수정됐지만 미국이 금리를 4.75~5.0%까지 올리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면 이마저도 추가 상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최종금리는 내년 상반기께 3.5%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 연말 금리가 4%, 최종금리가 4.5%일 것이란 전제에서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환율 1400원 돌파하나…4%대 미 금리, 자본 유출 우려 커져


한미 금리 역전폭이 커졌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원·달러 환율 폭등이다. 연준의 긴축 쇼크에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4.2%에 육박하며 15년 만에 4%를 돌파했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111선을 넘어섰다. 2002년 이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꾹꾹 누르던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을 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한은에선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과거 세 차례 한미 금리차가 역전됐지만 외국인의 주식·채권 등 증권 투자금은 오히려 유입됐다. 1999년 6월부터 2001년 3월까진 169억달러가,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진 305억달러,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진 403억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올 들어 7월까지만 보면 150억달러가 유입됐다.

그러나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당시와 현 상황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2015년말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을 때를 보면 2018년말 최종금리는 2.25~2.5%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은 최악의 경우 4.75~5%로 예측된다. 2007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숫자다. 미국 금리 4~5% 수준은 그 자체로 수익률 측면에서 매력적이라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 미국으로 갈 유인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급등, 그로 인한 자본유출 등 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은 총재 및 금융당국 수장들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FOMC 회의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등을 논의키로 한 만큼 어떤 내용들이 오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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