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국제시장', 아버지 얘기에 고민 없이 O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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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4-12-23 오전 10:07:47

    수정 2014-12-23 오전 10:07:47

황정민(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황정민이 아버지의 옷을 입었다.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을 통해서다. ‘국제시장’은 한창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나이에 가장이 돼 한평생 가족에 헌신한 덕수의 얘기를 하고 있다. 영화는 덕수와 그 가족의 얘기지만 덕수라는 인물에는 이 세상 모든 아버지와 가족의 모습이 투영돼 있다. 관객들이 ‘국제시장’을 보며 웃고 운다는 것이 그런 이유일 터다. 덕수가 전하는 얘기는 큰 울림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5일 만에 관객 150만 명을 돌파했다.

황정민에게 아버지의 얘기는 오랜 바람이었다. 황정민은 아버지와 살가운 관계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보통 부자관계가 그러한 데다 그의 아버지는 무뚝뚝한 경상도 사람에 아들만 둔 과묵한, 보통의 아버지다. “그래도 아버지는 예나 지금이나 큰 산 같은 분이세요. 어렸을 때는 무섭고 불편하게 느끼기도 했지만 내가 아버지가 되고 보니 아버지가 표현을 안 했어도 나를, 우리 가족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아홉 살 난 우리 아들이 그렇거든요. 아들을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다고 느낄 만큼. 아버지가 되면서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그럼 마음을 작품으로 얘기하고 싶었죠”

황정민은 윤제균 감독이 아버지의 얘기를 하자고 했을 때 고민 없이 ‘오케이’ 했다. ‘국제시장’은 1950년 한국전쟁부터 흥남 철수, 파독 광부, 월남 전쟁, 이산가족 찾기 등 대한민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덕수는 그러한 사건들에 휘말려 생사를 넘나들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그러면서도 덕수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아버지여야 했다. 20대부터 70대까지 변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야 했다. 20대의 덕수는 쌀가마니를 번쩍 들어 올릴 만큼 듬직했고 70대의 덕수는 쭈글쭈글해진 얼굴에 고단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영화는 덕수가 주변과 벽을 쌓고 괴팍한 노인네가 되기까지 과정이 공감되게 그려졌다. 황정민은 그 어느 때보다 연기를 ‘오버’하지 않으려 했지만 오히려 그 어느 작품보다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나 덕수의 70대 모습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았어요. 70대 모습이 중심을 잡아야 20, 30대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죠. 덕수는 외곬의 삶을 사는 인물이에요. 덕수와 주변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죠. 덕수는 마지막까지 그 벽이 갖고 있어야 했어요.”

어떤 이는 그 모든 사건을 다 견뎌낸 것 자체가 가능한 일이냐 묻는다. 슈퍼맨이 따로 없다면서 평범한 아버지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그 자식들에게는 ‘슈퍼맨’ 못지않은 위대한 존재이다. 그래서 영화는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황정민은 ‘국제시장’으로 새해를 기분 좋게 맞게 됐다. 좋은 기운을 받아 내년에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곡성’ ‘베테랑’ ‘검사외전’ ‘히말라야’ 내년에만 무려 네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황정민 정도의 배우들은 흥행 파워에 대한 중압감도 클 텐데 작품 선택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30대는 경주마처럼 달렸어요. 연기를 지금보다 더 좀 더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 ‘내가 여기서 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 거라고 즐기지도 못하고 자신을 이렇게 힘들게 하지’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고민을 끊임없이 하다 보니 40대가 됐고 지금은 부담감을 덜고 촬영장을 즐기게 됐어요. 30대보다 지금이 연기하는 것이 더 재미있어요.”

‘국제영화’는 황정민의 최고 흥행 영화로 점쳐지고 있다. 황정민도 흥행을 기대했다. “참 어려운 시대잖아요.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 아버지들은 그보다 더 어려운 시대를 살았어요. 영화를 통해 아버지에 대해 그리고 지금의 우리를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황정민(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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