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공연예술통합전산망…공연계 '의견 분분'

오는 6월 25일부터 법적 근거 갖고 운영
무용·국악 "'양날의 검' 될 수도" 우려 커
뮤지컬은 "투자 활성화 등 도움" 기대도
8일 관련 공청회…"향후 보완해나갈 것"
  • 등록 2019-04-08 오전 6:00:00

    수정 2019-04-08 오후 4:30:09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클래식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의 모습(사진=롯데콘서트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계 박스오피스인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이하 공연전산망)의 본격적인 운영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 25일부터 시행되는 공연법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공연 기획·제작사와 티켓 판매처, 공연장 등은 공연과 관련한 정보를 공연전산망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공연시장 투명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지만 정작 공연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7일 공연계에 따르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공연전산망에 대한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진행한 장르별 간담회에서는 기대보다 우려 섞인 반응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용·국악은 공연전산망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송현민 음악평론가는 “공연전산망은 대중과 국악의 접점을 만들어줄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될 수도 있지만 티켓 예매율·판매율 등이 관객의 공연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기도 해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무용의 경우 공연 기간이 짧은데다 주 관객층도 무용계 관계자인 만큼 공연전산망이 오히려 무용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성한 세컨드네이처 댄스 컴퍼니 대표는 “공연전산망의 취지는 찬성하지만 무용은 아직 산업화가 덜 된 장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박스오피스에 오른 공연에만 대중의 관심이 쏠린다면 무용계가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극과 클래식도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박장렬 연극연출가는 “공연전산망으로 자료를 수집해 현장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겠다는데는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연극은 대학로 특성상 소극장이 많고 공연 기간도 2주 정도의 소규모 공연이 대부분인데 이러한 공연까지 공연전산망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굉장히 번거로운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은 “클래식 공연은 기업 후원이 많은데 구체적인 티켓 예매율이 공개되면 타격이 클 수도 있다”며 “클래식은 아직은 산업으로 키우는 것보다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토양을 다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뮤지컬은 공연전산망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른 장르보다 산업화가 된 분야인 만큼 공연전산망이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강병원 라이브 대표는 “영화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통해 시장이 더욱 성장한 만큼 뮤지컬도 그만큼 정보를 공개해야 시장도 투명해지고 업계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뮤지컬만 한정해서 보자면 공연전산망을 통해 향후 투자 활성화 등 도움이 될 부분이 많다”면서도 “다만 연극·클래식·무용·국악 등 다른 장르들은 뮤지컬과 성격이 다른 만큼 장르마다 차별화해서 정보를 공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전산망은 2011년 뮤지컬 시장의 성장 속에서 공연시장의 독과점을 방지하고 티켓 예매 유통 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추진됐다. 2014년부터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을 시작했다. 2016년 인터파크를 비롯한 주요 대형 티켓 예매처 6곳이 참여했지만 데이터 수집 비율은 38%에 불과하다.

문체부는 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장애인문화예술센터 이음에서 공연전산망과 관련한 ‘공연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공연전산망에 대한 장르별 요구 사항을 장기적으로 공연전산망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공연전산망에 대한 공연계 전반의 의견을 계속해서 듣고 있다”며 “올해는 이미 운영 중인 공연전산망을 조금 더 발전한 형태로 운영하고 내년까지는 장르별 요구 사항을 반영해 보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 홈페이지 화면(사진=공연예술통합전산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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