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민노총 총파업보다 무서운 한국당 '몽니'

탄력근로제·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모두 한국당에 막혀
  • 등록 2019-04-23 오전 6:00:00

    수정 2019-04-23 오전 8:07:48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안과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이원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최장 3개월까지 탄력근로제 적용이 가능하다. 근로시간 52시간 제한이 순차적으로 확대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탄력근로제 기간연장을 요구하고 나섰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격론 끝에 적용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경사노위에 참여한 한국노총이 결단을 내린 덕분에 탄력근로제 기간이 6개월로 연장되기는 했지만 민주노총은 ‘야합’이라며 맹비난하며 강력 반발했다.

우여곡절 끝에 노사간 합의를 이룬 탄력근로제 기간 연장안이 국회에 발목이 잡혀 한 달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여야 대치로 국회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지만 자유한국당이 6개월은 너무 짧다며 탄근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늘리자며 법개정을 가로막은 영향도 크다.

최저임금 개편안 역시 마찬가지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하는 등 결정체계 개편이 최저임금 인상폭을 제한하려는 꼼수라며 반대했다.

노동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여당은 지난달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지만 이 역시 한국당이 최저임금을 업종별·지역별 차등 지급하고, 결정 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언제 법개정이 이뤄질지 오리무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당 발목잡기 덕에 웃는 곳은 기업이 아닌 노동계다. 오히려 기업들은 울고 싶은 심정이다.

한국당이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주장하며 법 개정을 가로막고 있는 사이 근로시간 주 52시간제 계도기간은 지난달 말로 끝났다. 이달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 52시간제를 지키지 않으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최저임금도 마찬가지다. 결정체계 개편작업이 지연된 탓에 기존 결정구조 아래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할 상황이다. 노동계가 우려했던 ‘결정체계 개편을 통한 최저임금 속도조절’ 우려를 한국당이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두 법안 개정시 총파업을 벌이겠다던 민주노총 겁박보다 무서운 게 한국당의 몽니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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