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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이낸셜타임스가 분석한 중국 경제 위축의 나라별 파급효과 추정은 한국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충격이 같은 중화권의 홍콩보다 클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00% 하락한다면 한국은 0.3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홍콩(0.30%포인트), 일본(0.20%포인트), 베트남(0.20%포인트), 싱가포르(0.19%포인트) 등보다 큰 수치다. 미국(0.04%포인트), 영국(0.02%포인트), 프랑스(0.07%포인트) 등 서구 선진국의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전광우(70)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은 보도내용을 인용하며 “한국 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아 문제”라고 했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도 그렇다고 했다.
전 이사장은 이를 단순히 경제 문제로 보지 않았다. 정치적인 신뢰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시진핑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는 마당에 중국에 왜 저자세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미국, 일본과 동맹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 연장선상에서 미국, 일본과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주장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이 부족해지는 위기에 왔을 때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한 환율에 따라 교환하는 ‘외화 안전판’이다. 경제보다 정치에 영향을 받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전 이사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첫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때 금융위원장을 맡았다.
한국은 역사 문제를 놓고 일본과 관계가 얼어붙으며 2015년 2월 이후 통화스와프가 끊긴 상태다. 통화당국은 협상 기회를 엿보곤 했지만 정치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미국과는 금융위기 이후 논의조차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