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 17→11개사로…기관 목소리 힘 빠졌다

코스피 주주제안 기관 6곳→3곳 절반
기대 모은 국민연금, 수탁위 지연도
대다수 '부결'로 지지 못 받아
  • 등록 2020-03-27 오전 1:30:00

    수정 2020-03-27 오전 1:30: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2020년 정기 주주총회가 막바지 다다른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 기준 주주제안이 상정된 회사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기관 투자자의 주주제안은 지난해 대비 절반으로 감소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주주권 행사 강화 인식 제고로 인해 주주제안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예상을 빗나갔다. ‘큰손’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 구성 지연과 얼어붙은 시장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앞선 일부 사례들로 인한 실망감이 주주제안 보다는 의결권 행사에 집중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지난해 6곳에서 올해 3곳으로…국민연금 없어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주주제안이 상정된 회사는 30개사로 안건은 118건에 달한다. 이중 유가는 11사, 38건으로, 지난해 17사 57건 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2018년은 9사, 21건이었다.

기관 투자자의 주주제안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국민연금과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KCGI, SC펀더멘탈, 홀드코자산운용,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주주제안에 나섰지만 올해는 KCGI,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돌턴인베스트먼트에 그쳤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이른바 ‘3자연합’을 구성해 한진칼(180640)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갈등 중이다. 3자 연합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하는 대신 사내이사 후보 3명과 사외이사 후보 4명 등 7명을 제안했다. 밸류파트너스운용은 KISCO홀딩스(001940)에 한주당 8000원의 현금배당, 중간배당 신설 내용을 담은 정관변경, 오재열 전 HR투자자문 주식운용본부 운용 대표 감사위원 선임 등을 요구했다. 돌턴인베스트먼트는 삼영무역(002810)에 감사 후보자를 추천했다.

올해 강도 높은 주주 활동을 예고한 국민연금은 주주제안에선 빠졌다. 주주제안은 주총 6주 전까지 해당 기업에 전달해야 하지만 수탁위 구성이 지연되면서, 기업의 전면적인 개편을 요구할 수 있는 주주제안을 할 수 없게 됐다. 대신 의결권 행사에 집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시장 부진, 국민연금 스탠드 확인부터”

‘달라지지 않는 기업’에 대한 실망감이 기관 투자자의 전략 변화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에스엠(041510)에 주주서한을 보내 이수만 회장의 라이크기획을 문제 삼았지만, 에스엠은 사실상 KB운용의 제안을 모두 거절하는 답변을 내놨다. 이후 KB운용의 반격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지분 정리를 택했다. KB운용은 25일 에스엠 지분을 5.5%에서 3.71%로 축소했다고 공시했다.

실제 주주제안 대부분이 가결에 이르지 못했다. 삼영무역은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자동으로 폐기됐다. 27일 주총이 열리는 한진칼도 조 회장측이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소액주주가 배당 관련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제안한 현대에이치씨엔(126560) 넥센(005720), 대웅(003090) 등은 모두 부결됐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행동주의 카드를 만지작거렸던 일부 운용사도 주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국내 증시 상황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데다 코로나19까지 닥치며 수탁고 관리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경영권 간섭 이미지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이를 기관 투자자의 주주 활동 약세로 해석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수원 한국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지난해 상장사들이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던 데다 코로나19라는 외부 충격까지 더해져 주주 제안이 공감대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특히 국내 자산운용사 다수가 국민연금 위탁 운용사인 만큼 국민연금이 올해 주주 활동에 있어 어떤 방식을 취하는지 관망하고자 하는 의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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