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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마트 주가는 이달 들어 2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3.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오프라인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월마트는 이달 들어 1.9%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강자인 아마존이 10.8%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한 흐름이다. 이는 실제 실적이 뒷받침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의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5.7%, 8.5% 증가한 1368억달러, 61억달러였다. 코로나19 특수가 반영돼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이 68% 증가했다. 의외인 점은 오프라인 사업 부문의 성적을 나타내는 기존점 매출 신장률(SSS)도 9.6% 증가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 문화가 심화됐음에도 미국 내 매장 판매 매출이 증가했단 얘기다.
월마트의 오프라인 실적 개선은 그간 전세계 1만1500여개에 달하는 매장을 옴니채널(Omni-Channel)로 탈바꿈시켜 왔던 작업이, 코로나19로 돋보이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美, 소비 전체 온라인 침투율 15%…식음료는 2% 불과
코로나19로 인해 음식료의 온라인 주문이 폭증했고, 상품에 유통기한이 있어 빠른 배송이 핵심인 음식료의 특성상 옴니채널로 변신한 월마트의 수많은 매장은 큰 장점으로 바뀌었다. 미국처럼 방대한 지역에서 당일 배송을 가능케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이다. 월마트 SSS의 상승은 온라인 주문 건을 배송 기지인 오프라인 매장이 일부 소화해 관련 매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월마트의 생존 과정은 대부분의 업종이 코로나19로 온라인에 투항하는 상황에서 음식료 만큼은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하게 한다. 실제 미국의 소비 중 평균 온라인 침투율은 15%인 반면, 식음료 지출에 대한 온라인 침투율은 지난해 기준 2% 미만에 불과하다. 식음료 만큼은 오프라인이 강세인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수요 급증이란 현 상황에선 월마트의 처리 능력 만큼은 아마존을 넘어선 것으로 보이는 사례도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아마존은 당일 배송 등 아마존 프리미엄 서비스 일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물류 인력 보강을 위해 10만 명의 인력을 추가 고용, 비용도 증가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며 “자연스레 반사이익은 모두 월마트에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PP센터 통해 온라인 20%↑ 시 오프라인 3%↑”
그간 이마트(139480)의 궤적은 월마트와 매우 흡사해 향후 성장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1992년 등장한 이마트는 대형마트의 도입으로 백화점과 슈퍼마켓을 제쳐가며 20여년 동안 호황을 누리다 온라인 시장의 출현에 기세가 꺾였다. 국내 소매판매 중 온라인 비중은 미국의 15%를 훌쩍 뛰어넘는 40%에 달해 온라인의 힘은 더 강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물류센터가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온라인 전문인 네오센터보단 PP센터 위주로 온라인 배송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이마트 할인점 판매의 약 6~7%가 PP센터를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향후 온라인 판매 증가분이 PP센터를 통해서만 처리된다고 가정할 때 예를 들어 온라인 성장률 20%는 3%의 오프라인 매출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