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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의 이게머니]`물량보다 단가상승 덕`…수출 호조에도 못 웃는 까닭

11월 수출액 사상 처음 600달러 돌파했으나 단가 상승 영향
11월 수출물량은 8.2% 증가하는데 단가는 2.7배 더 뛰어
원자재 가격 상승에 교역조건 반영한 실질무역손익은 11조 손실
  • 등록 2021-12-07 오전 7:41:00

    수정 2021-12-07 오전 7:41: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1월 수출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수출액이 1년 전보다 30% 넘게 증가하며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그러나 수출금액을 물량과 금액으로 나눠보면 겉으로 보이는 ‘사상 최대 행진’에도 따져볼 구석은 있어 보인다. 수출액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물건이 많이 팔려서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물건 값이 오른 영향인지에 따라 앞으로의 수출 전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물량 8% 증가할 때 단가는 22% 올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액은 604억4000만달러를 기록, 1년 전보다 32.1% 증가했다. 13개월 연속 증가하며 작년 코로나19 기저효과를 뛰어 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상 첫 월간 기준 600억달러 돌파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출액을 물량과 금액으로 나눠보면 지금의 수출액 증가는 수출량의 증가가 아닌 수출품 가격 상승 영향이 더 크다. 11월 수출물량은 1607만톤으로 1년 전(1485만톤)보단 8.2% 증가했다. 수출금액이 32.1% 증가한 것에 비해 수출물량만 따지면 8.2% 증가에 그친 것이다.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이는 수출금액 증가에 수출 단가 상승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실제로 11월 수출 단가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22.1%에 달했다. 수출 단가는 작년 8월 이후 1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10월 수출금액지수도 133.92로 1년전(106.95)보다 25.2% 상승했다. 반면 수출물량지수는 121.02로 3.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작년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수출금액지수 전년동월비 상승률이 수출물량지수 상승률보다 더 컸다.

수출금액지수가 상승하는 것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른 영향이 크다. 원유 등을 수입하는 가격도 올랐지만 이를 수입, 정제해 수출하는 과정에서 석유제품, 석유화학, 철강의 수출단가도 상승했다. 특히 11월엔 해양플랜트 1척, LNG운반선 2척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선박 수출 단가가 332.6%(1~25일)나 급등했다.

수출 호조에도 구매력은 마이너스

수출 호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수출 호조의 주된 요인이 수출 단가 상승이라면 앞으로도 수출이 증가세를 보일 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물론 수출물량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올 1분기엔 전년동기대비 수출물량은 11.2% 감소했으나 2분기엔 3.8% 증가, 3분기엔 다시 1.1% 감소로 전환됐다가 10월과 11월엔 각각 5.9%, 8.2% 증가했다.

문제는 수출물량 증가보다 수출금액 상승폭이 2.7배 가량 크기 때문에 내년 역(逆)기저효과로 수출 단가가 하락한다면 수출액 증가폭은 둔화할 개연성이 크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수출액 사상 최대 실적의 대부분은 단가 효과가 견인하고 있다”며 “내년엔 경기가 기대 이상으로 좋아져서 수출 물량이 더 늘어나면 모를까, 역기저효과가 적용해 단가 상승 기여도가 점차 줄어들면서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수출 호조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세 등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우리나라의 구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은 3분기 10조9000억원 적자로 2분기와 유사한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3분기 이후 계속해서 적자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품 하나를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다른 나라의 물건을 얼마만큼 살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도 10월 91.26으로 전년동월비 기준으로 7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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