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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가전양판업계 1위 업체인 롯데하이마트(071840)에 따르면 올해 6~7월 제습기 판매량(수량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감소했다. 이마트에서도 6~7월 제습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2.2% 줄었다. 제습기 업계는 올해 제습기 판매량이 전체 생산량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른 장마는 예상치 못했던 변수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7월서울 지역 강수량은 306mm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강수량(704.5mm)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7월 서울지역 강수량은 207.9mm로 작년(676.2)의 3분의1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40여일간의 긴 장마로 제습기가 품절 사태를 빚을 정도였지만, 올해는 재고가 남아도는 사태가 빚어졌다.
날씨 경영의 ‘역풍’..위닉스·하이마트 주가 ‘뚝’
롯데하이마트 주가 역시 올 여름 들어 유독 힘을 못썼다. 지난해 여름 8만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올해 6~7월에는 6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마트 내 점포 입점 등 신규 출점 비용이 늘었지만 상품 매출이 좋지 않은 점도 약영향을 끼쳤다.
류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부진에 대해 “올해 2분기에는 기온이 아주 잠시 오른 이후 서늘한 날씨가 이어져 지난해보다 에어컨 판매가 저조했다”며 “7월 들어서는 마른장마로 제습기 매출도 부진했다”라고 분석했다.
여름속옷·구스다운재킷도 재고 쌓여 골머리
날씨에 ‘뒤통수’를 맞은 사례는 제습기 뿐만이 아니다. 중소 속옷 제조사들도 잘못된 날씨 예측으로 낭패를 봤다. 4월부터 기온이 올라가면서 올 여름 날씨가 무더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업체별로 10~20% 가량 여름 속옷 생산물량 늘렸지만, 정작 여름 평균 기온은 떨어지면서 전체 준비 물량의 30% 가량이 재고로 남았다.
롯데마트는 여름 속옷 재고 물량을 처분하기 위해 오는 28일부터 때아닌 속옷 반값 세일을 진행한다. 최수연 롯데마트 언더웨어팀장은 “올해 무더위 특수가 사라지면서 여름 속옷 재고가 업체별로 많이 남아 창고를 비우기 위해 할인행사를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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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성 롯데백화점 아동스포츠팀 선임상품기획자는 “지난 겨울 시즌 다운패딩과 다운재킷 등 겨울 아웃도어 브랜드의 의류 재고가 지난해보다 50%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다운재킷과 패딩을 할인 판매하는 ‘넉다운 페스티벌(Knock-down Festival)’ 행사를 평소보다 2개월 앞당긴 지난 6월에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여름 정기 세일 첫 행사로 모피 대전을 열었다.오픈마켓도 비슷한 상황이다. 11번가는 6월 말 ‘역시즌 상품 제안전’을 열어 프리미엄 패딩인 몽클레어 겨울패딩 8종을 최저 40만원대에 판매했다. G마켓은 지난달 말 ‘역시즌 패션 특가전’을 열고 캐나다구스 등 인기 겨울 아이템 재고상품을 최대 65%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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