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60.81 5.76 (+0.24%)
코스닥 807.98 4.72 (-0.58%)

"마른 장마에 뒤통수"..날씨경영의 실패작

제습기 선두기업 위닉스 석달만에 주가 '반토막'
속옷 제조업체들은 여름 속옷 재고에 '냉가슴'
지난 겨울 쌓인 구스다운 재고는 연중 세일
  • 등록 2014-08-28 오전 7:42:18

    수정 2014-08-28 오후 5:15:33

제습기는 지난해 품절 사태까지 빚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올 여름에는 마른장마로 재고가 쌓이고 있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전자제품의 판매는 계절적인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에어컨과 제습기 등의 여름 가전은 한해 장사가 기온과 강수량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여름 더위도 주춤했지만, 장마철에 비가 오지 않는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가전업계도 큰 타격을 받았다.

28일 가전양판업계 1위 업체인 롯데하이마트(071840)에 따르면 올해 6~7월 제습기 판매량(수량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감소했다. 이마트에서도 6~7월 제습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2.2% 줄었다. 제습기 업계는 올해 제습기 판매량이 전체 생산량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른 장마는 예상치 못했던 변수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7월서울 지역 강수량은 306mm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강수량(704.5mm)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7월 서울지역 강수량은 207.9mm로 작년(676.2)의 3분의1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40여일간의 긴 장마로 제습기가 품절 사태를 빚을 정도였지만, 올해는 재고가 남아도는 사태가 빚어졌다.

날씨 경영의 ‘역풍’..위닉스·하이마트 주가 ‘뚝’

예리한 투자자들이 이를 놓칠 리 없다. 특히 제습기 1위 업체인 위닉스(044340)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는 성수기인 올해 6월에 들어서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 21일에는 1만1850원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5월 기록한 최고가(2만8500원)의 반값도 안되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위닉스 전체 매출에서 제습기, 공기청정기, 에어워셔 등의 가정용 공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롯데하이마트 주가 역시 올 여름 들어 유독 힘을 못썼다. 지난해 여름 8만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올해 6~7월에는 6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마트 내 점포 입점 등 신규 출점 비용이 늘었지만 상품 매출이 좋지 않은 점도 약영향을 끼쳤다.

류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부진에 대해 “올해 2분기에는 기온이 아주 잠시 오른 이후 서늘한 날씨가 이어져 지난해보다 에어컨 판매가 저조했다”며 “7월 들어서는 마른장마로 제습기 매출도 부진했다”라고 분석했다.

여름속옷·구스다운재킷도 재고 쌓여 골머리

날씨에 ‘뒤통수’를 맞은 사례는 제습기 뿐만이 아니다. 중소 속옷 제조사들도 잘못된 날씨 예측으로 낭패를 봤다. 4월부터 기온이 올라가면서 올 여름 날씨가 무더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업체별로 10~20% 가량 여름 속옷 생산물량 늘렸지만, 정작 여름 평균 기온은 떨어지면서 전체 준비 물량의 30% 가량이 재고로 남았다.

롯데마트는 여름 속옷 재고 물량을 처분하기 위해 오는 28일부터 때아닌 속옷 반값 세일을 진행한다. 최수연 롯데마트 언더웨어팀장은 “올해 무더위 특수가 사라지면서 여름 속옷 재고가 업체별로 많이 남아 창고를 비우기 위해 할인행사를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례적으로 여름정기세일 시작과 함께 역시즌 행사를 열었다.
올 여름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대규모 ‘역시즌’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날씨 예측이 실패의 결과이다. 지난해 추운 겨울을 예상하고 헤비 다운 재킷 등 겨울 의류 생산 물량을 늘렸으나, 예상 외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업체마다 대규모 재고를 떠안게 됐다.

강은성 롯데백화점 아동스포츠팀 선임상품기획자는 “지난 겨울 시즌 다운패딩과 다운재킷 등 겨울 아웃도어 브랜드의 의류 재고가 지난해보다 50%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다운재킷과 패딩을 할인 판매하는 ‘넉다운 페스티벌(Knock-down Festival)’ 행사를 평소보다 2개월 앞당긴 지난 6월에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여름 정기 세일 첫 행사로 모피 대전을 열었다.오픈마켓도 비슷한 상황이다. 11번가는 6월 말 ‘역시즌 상품 제안전’을 열어 프리미엄 패딩인 몽클레어 겨울패딩 8종을 최저 40만원대에 판매했다. G마켓은 지난달 말 ‘역시즌 패션 특가전’을 열고 캐나다구스 등 인기 겨울 아이템 재고상품을 최대 65%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초여름부터 시작한 아웃도어 재고 물량 할인 기획전에도 재고 소진이 빠르게 되지 않고 있다”며 “이제 올 가을·겨울(F/W) 신상품을 선보여야 하는데 작년 재고 처분도 버거운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 관련기사 ◀
☞ 제습기의 '눈물'..어느새 사은품 신세로 전락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