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자본화 돕는 블록체인 법제화 앞장"…블록체인 공부하는 판사

블록체인법학회 회장, 이정엽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블록체인은 정보 자본화 가능케할 기술…법제화 시급"
세계 최대 법조인 학회 자부…"연구자료 축적에 매진"
  • 등록 2019-06-19 오전 6:17:00

    수정 2019-06-19 오전 6:56:08

이정엽 부장판사 (사진= 이정훈 기자)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블록체인이라는 건 어디에나 널려 있는 정보(데이터)를 포집함으로써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그런 블록체인을 통해 스타트업을 키우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법적 토대화 작업이 시급하며 그 일에 저희 학회가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의정부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로 일하면서 420여명에 이르는 법조인과 학자, 기업가들이 모여있는 블록체인법학회를 이끌고 있는 이정엽 회장은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법적 근거 없는 규제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 방침을 비판하면서 “이같은 법제화를 위해 학회를 더 키우고 연구자료를 축적하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블록체인의 미래를 낙관한다. 그는 “미래에 자원이 될 수 있는 정보는 누구든지 생산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그 정보가 먼지처럼 날아가 버렸다면 이제는 정보를 포집해 가치를 입히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생겼다”고 했다. 일례로, `내가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는 정보도 모이면 가치있는 자원이 될 수 있고 돈이 될 수 있다. 이 회장은 “이런 정보를 자본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블록체인 기술이며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발명한 덕에 모든 정보는 가치가 있고 토큰을 통해 이를 평가해 자본화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보를 자원화하려면 제도나 디자인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보호하다보니 어려움이 큰데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도 제대로 법제화가 안됐다”며 “정보를 빨리 캐낼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잘 설계한다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이런 법제화나 제도적 디자인을 블록체인법학회가 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떼레야 뗼 수 없는 사이로 본다. 그는 “암호화폐는 특정 정보가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측정해주는 수단인 동시에 정보를 생산한 주체에게 보상하고 다른 사람과 정보를 사고 팔 수 있도록 해주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은 초기라 암호화폐에 투기세력이 많이 달라 붙어있는 게 사실이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며 “오히려 법제화를 서두를수록 어떤 프로젝트가 키워야할 화초인지, 어떤 것이 초기에 뽑아 버려야할 잡초인지 판단하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공개(ICO)가 아니어도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다른 형태의 자본조달이 가능하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며 “미국 등 선진국처럼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 이전에 적격투자자만을 대상으로라도 투자를 허용해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미국처럼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보는 견해가 대세지만 주식처럼 엄격하게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는다면 초기 산업 발전이 어려워진다”며 “초기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법인세를 낮춰주고 특례상장을 허용해주는 것처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성숙되기 전까지는 약간의 투기가 있더라도 지켜봐 줄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산업이 성장하고 해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법조인 학회로 성장했지만 시작은 미약했다. 그가 대전지방법원에서 일할 때 정보법학회를 결성해 활동했는데 우연히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게 돼 20여명이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블록체인 런치모임을 가진 게 학회의 시작이었지만 지난해 8월 창립총회 때엔 200명까지 회원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지금보다 학회 회원수를 더 늘려야 한다”며 “이후 내부 논문상을 만들고 외부 연구용역도 따와서 학회 내에 발주하는 방식으로 연구자료를 축적하는 일에 우선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회를 블록체인 상에서 온라인화 함으로써 각종 연구과제에 해외 연구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 기여도에 따라 회원 점수를 부여함으로써 학회 자체를 혁신하고자 하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분주히 뛰고 있다. 그는 “하반기에 형사정책연구원, 사법정책연구원 등과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며 이를 통해 ICO에서의 사기 및 범죄수익 은닉, 자금세탁 등을 막기 위한 규제를 연구하고 국제 공조방식을 논의하는 한편 각종 계약서나 등기부, 인감증명 등을 블록체인에 올려 위변조나 각종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를 준비하고 있는 부산시와도 법률적 문제 해결을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고 전한 이 회장은 학회내 소모임을 통해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책을 시의성 있게 번역하는 작업은 물론이고 `블라블라`라는 채널 이름으로 유튜브 동영상도 제작해 블록체인을 알리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녀 골퍼' 이세희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