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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해 화제를 모은 ‘필승코리아 펀드’의 가입액이 500억원에 육박했다. 출시 초기만 해도 미미했지만 문 대통령 가입 직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대통령 펀드’의 성격을 띠게 됐다. 다만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인 만큼 개인 투자자는 유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NH-아문디 필승코리아 주식형 펀드의 판매 수탁고는 479억원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4일 이후 15영업일(3주) 만에 500억원에 가까워진 것이다.
이 상품은 글로벌 보호무역 여파에 국산화가 화두로 떠오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의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나와 펀드명도 ‘극일(克日)’의 의미가 담긴 필승코리아 펀드다. 운용보수(0.5%) 자체가 낮은 데다 그 절반은 기초과학 분야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구조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파는 입장에서는 남는 게 거의 없을 정도”라며 “장기적으로 소부장 기업들이 성장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대통령 펀드는 정권 때마다 화제였다. 직전 박근혜정부 때는 통일대박론에 기초한 ‘통일 펀드’가 나왔다. 통일이 되면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은 경제살리기 주식 1호 펀드에 가입해 주목받았다.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 고건 서울시장 등도 함께 투자에 나섰다.
가장 주목되는 건 수익률이다. 4일 기준 필승코리아 펀드의 수익률은 2.09%를 기록했다. 초반이기는 하지만 “괜찮은 스타트”라는 게 운용을 책임지는 NH아문디자산운용 측 설명이다.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마케팅전략본부장은 “국제분업 체계가 흐트러지는 산업지형 변화에 따라 (국내 소부장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가 발생한 건 일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반짝하다 그칠 것이라는 ‘일회성 테마’ 펀드는 아니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역량상 국산화가 일정 부분 이상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나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 대다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소부장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