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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68개사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3조8730억원, 17조2552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달 전 대비 각각 1.4%, 9.2% 감소한 수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7.7%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현재는 2.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석 달 전에 비해서도 11.3% 감소했다.
68개사 중 15개사만 한 달 전보다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됐고 3분의 2에 달하는 53개사가 하향 조정됐다.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 등 주도주들도 이익 하향 조정 추세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005930) 1분기 영업이익은 6조5646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추정치가 3.5% 감소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4867억원으로 17.8%나 줄었다. 2차 전지주로 올 들어 43% 넘게 주가가 올랐던 삼성SDI(006400)도 792억원으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무려 48.4%나 감소했다. LG화학(051910)도 37.0% 감소했다. 반면 삼성SDI와 LG화학 주가는 코로나 사태 이전(국내 첫 감염자 1월 20일)인 지난달 17일 각각 26만9500원, 33만3000원보다 25.4%, 26.0% 더 올랐다.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인 호텔신라(008770)와 아모레퍼시픽(090430)은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각각 576억원, 1728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1%, 19.3% 감소했다. 중국산 부품 공급 부족으로 공장을 멈췄던 현대차(005380)의 경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1159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 늘어났으나 현대모비스(012330)는 6.5%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중국(홍콩 포함)향 수출이 30%를 넘는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국내 수출구조상 중국 소비나 생산 위축은 국내 경제, 개별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 향 수출 비중이 높은 중간재 업종인 반도체, 석유화학, 정유, 중국으로부터 부품 수급이 필요하거나 중국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동차, 화장품 등 국내 주요 산업에 다양한 형태의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엔씨소프트, 두 자릿수 이익 상향
실적 추정치 감소 분위기 속에서도 15개사는 한 달 전보다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됐다. 특히 LG이노텍(011070)과 엔씨소프트(036570)는 각각 영업이익이 432억원, 2834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9.0%, 12.8% 상향 조정돼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이익추정치 상향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업 실적 위축은 불가피하나 이는 일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융시장은 경제지표나 기업실적이 일시적으로 부진하더라도 자산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교역 개선, 기업 실적 전망 상향 조정 전환 등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긍정적인 금융환경 재진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