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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에서 터키에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7-25 18-25 15-13)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2년 런던 대회 4강 신화를 9년 만에 재현했다. 아울러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35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한국 여자배구는 1976 몬트리올 대회에서 한국 구기종목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인 동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신장, 파워의 열세는 쉽게 극복하기 어려웠다. 세계 톱클래스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변방에 머물렀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은 황금세대의 노력이 처음으로 결실을 이룬 대회였다. 한국 여자배구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4강 신화를 쓰면서 세계 배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에도 한국 여자배구는 세계 무대와 끊임없이 경쟁했다. 때로는 실패를 맛보기는 했지만 계속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4강에 들고도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던 2012 런던 대회의 아쉬움을 씻기 위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다시 도전했지만 8강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한국 여자배구는 올림픽을 앞두고 심한 풍파를 겪었다. 대표팀 주전 멤버였던 이재영·다영 자매가 ‘학폭논란’에 얽히면서 대표팀 합류가 무산됐다. 대표팀 전력이 약화돼 조별리그 통과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하지만 황금세대는 도쿄올림픽에 칼을 갈았다. 런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은 어느덧 30대가 됐지만 투혼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경험과 관록까지 더해지면서 고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 대회 3차례 풀세트 승부에서 무너지지 않고 모두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경험의 힘이었다.
하지만 지금 기세라면 어느 팀과 해봐도 밀릴 것 같지 않다. 앞서 이겼던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터키도 우리보다 강한 팀이었다. 브라질이든 러시아든 한국 여자배구의 황금세대는 지금 두려울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