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필수 ‘수소에너지’…‘청정수소’는 따로 있다

효율성·친환경성 모두 갖춘 에너지원 ‘수소’
현재 대부분 수소는 생산 과정서 탄소 배출
탄소중립 실현 위해선 ‘그린수소’ 생산해야
“혁신 소재·부품 개발 위한 기술 투자 필요”
  • 등록 2021-11-04 오전 6:33:00

    수정 2021-11-04 오전 6:33: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정부가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하면서 미래 에너지원으로 ‘수소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선 화석연료 기반의 기존 에너지시스템을 지속 가능한 재생 에너지시스템으로 전환하는데 수소에너지가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을 위해선 에너지 생산 시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이는 것이 필수다. 이를 위해선 태양광·풍력 등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면서 탄소 기반의 에너지시스템을 수소 등 무(無)탄소 에너지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기후 요건 등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 비중을 끌어 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 국내에선 수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다.

우선 수소는 연료로 사용할 때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갖춘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수소는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면서 1g당 2만8680㎈(칼로리)의 열을 낸다. 이는 같은 무게의 휘발유가 내는 에너지의 4배에 달한다. 그러면서도 연소 후엔 물과 극소량의 질소만 남고 온실가스나 미세먼지와 같은 유해 물질을 내지 않는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한 원소이기도 하다. 화석연료와 달리 고갈될 우려나 지역 편중이 없다는 의미다. 수소를 ‘에너지 운반체’라고 부를 정도로 에너지 저장과 운송이 쉽다는 점도 수소의 장점이다. 가스나 액체로 저장하기 쉬운 만큼 수소는 자연조건에 따라 생산하는 에너지양의 편차가 큰 재생에너지의 단점도 보완해줄 수 있다.

수소 생산 방식별 장단점 비교 (자료=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다만, 수소는 자연 상태에서 순수한 상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수소를 연료로 쓰기 위해선 물이나 메탄과 같은 수소화합물에 에너지를 가해 분해하는, 즉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문제는 수소 생산 과정에선 탄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생산되는 수소 대부분은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19년 발표한 보고서 ‘수소의 미래’에 따르면 연간 전 세계 수소 생산량 7000만여t 가운데 76%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추출하는 ‘그레이수소’(개질수소)다. 이는 고온의 수증기를 이용해 메탄, 메탄올, 천연가스에 있는 탄소 원자로부터 수소를 분리하는 방법인데, 이 과정을 거치면 수소 1㎏을 생산하는 동안 이산화탄소는 11㎏이 배출된다.

이 때문에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하는 ‘블루수소’나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해 얻어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부도 현재 그레이수소 100% 공급 구조를 2050년까지 100% 청정수소로 전환하겠다면서 블루·그린수소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얻는 그린수소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 자체가 비싸 수소 생산 단가가 그레이수소보다는 2~3배 이상 높다. 실질적인 친환경 수소경제를 완성하기 위해선 그린수소 생산 비용을 낮추는 게 급선무라는 얘기다.

해외 주요국들은 일찌감치 그린수소 생산 계획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19년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H2@Scale’ 프로젝트에 재생에너지 활용 수소 생산 계획을 담았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수전해 설비를 2030년까지 40GW(기가와트)로 확대해 연 1000만t의 청정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 등을 담은 ‘EU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그린수소 생산과 관련한 연구·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기봉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수소 생산기술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면 현재 기술 수준을 웃도는 혁신적인 소재·부품 개발이 필요하다”며 “수소경제 전주기를 고려한 수소 생산기술 전략을 마련하고 이에 알맞은 기술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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