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직 후보자가 검찰에 고발되는 현실

  • 등록 2019-04-16 오전 6:00:00

    수정 2019-04-16 오전 6:00:00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주식투자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어제 자유한국당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인사청문회 후보자가 비위 사실이 드러나거나 자격미달 사유로 자진사퇴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정치권에 의해 정식 고발당한 사례는 흔치 않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한국당은 금융위원회에도 이 후보자 부부의 기업 내부정보 활용 주식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 의뢰서를 냈다. 이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청문회 기류가 갈등을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이 후보자의 주식거래 행태는 부적절한 측면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재판담당 판사로서 관련 주식을 직접 매수했다는 자체가 의혹을 피할 수가 없다. 이해충돌을 피해야 하는 게 공직자로서의 기본 의무다. 그런데도 책임을 남편에게 떠밀고 있다. 이 후보자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의 경우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본인으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겠지만 야당으로부터 ‘전형적인 작전세력’이라는 공격까지 받고 있다. 믿을 만한 내부 정보의 뒷받침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여야 및 당사자 간 공방이 치열하다. 한국당이 이 후보자의 사퇴를 주장하는 가운데 남편 오 변호사는 관련 의혹을 제기한 한국당 주광덕 의원에 대해 맞짱 토론까지 요구하고 있다. 당사자가 바뀐 셈이다. 인사검증 책임을 놓고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 및 조현옥 인사수석의 경질 논란도 지속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사자인 이 후보자는 문제가 된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국가의 중책을 맡겠다고 나선 사람마다 박수를 받기는커녕 왜 이렇게 논란을 일으키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누구나 주식투자를 할 수 있고, 부동산도 살 수 있지만 정책을 책임지거나 사회적인 가치판단 기준을 정하는 직책을 맡으려면 적어도 손가락질을 받아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자기 이익에 예민한 사람일수록 출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후보자 한 명을 헌법재판관에 임명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인사 정책에 실망하는 항간의 얘기를 귀담아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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