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 경제 전면전에 커진 불안감…"비싸도 金이 최고"

이달 시중은행 金 판매 급증
금값 1g당 6만원 웃도는 데도
이례적으로 투자 수요 늘어나
신한銀 금통장 이달 448억 유입
  • 등록 2019-08-16 오전 6:00:00

    수정 2019-08-16 오전 7:50:14

올해 신한은행 `금통장` 현황 [그래픽=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금(金) 투자 전성시대다. 일본과 경제 전면전이 본격화한 이달 들어 각 시중은행의 금 상품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찍고 있음에도 불안감이 극에 달하며 초안전자산인 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금 실물없이 소액거래 가능 ‘금통장’ 인기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상품인 골드리슈는 지난 13일까지 잔액이 4821억원으로 지난달(4373억원) 대비 448억원 급증했다. 미·중 무역 분쟁 긴장감에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한 6월(65억원↑)과 7월(128억원↑)보다 큰 규모다. 이번달이 절반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팔린 것이다. 미·중 무역 갈등보다 일본과 전면전이 한국 경제와 더 직결되다 보니, 초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차원이 달랐던 것으로 읽힌다.

신한은행의 금통장 계좌 수도 확 늘었다. 현재 14만8192좌로 이달에만 673좌 증가했다. 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골드뱅킹은 골드바와 달리 금 실물 없이 통장으로 소액 거래가 가능하다. 1g 이상으로 처음 거래를 시작해 0.01g 단위로 매매할 수 있다. 은행 통장에 돈을 넣으면 국제 금 시세와 환율을 고려해 금액만큼 금을 계좌에 넣어주는 식이다. 거래가 간편해 최근 인기가 높다. 골드바(매수시 부가세 10%)와 달리 세금 부담도 작다. 매매 차익에 대해서만 15.4%의 세금이 붙는다. 시중은행의 현장 PB들이 골드뱅킹을 통한 금 테크를 주로 추천하는 이유다.

우리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이달 들어서만 골드뱅킹에 55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지난 6월(4억원↑), 7월(5억원↑) 등과 비교하면 판매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는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움직인다”며 “일본과의 갈등 때문에 국내 코스피 지수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웃도는 (원화 가치 하락) 등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금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바의 판매고도 높다. KB국민은행의 골드바 판매 현황을 보면, 이달 들어 5영업일간(지난 7일까지) 10억2500만원어치 추가로 팔렸다. 7월 판매액(11억2300만원↑)과 맞먹는 수치다. 이달 골드바 판매 중량도 17.5㎏으로 7월(20.0㎏↑) 수준에 다달았다. 실물 보관의 위험성이 있고 세금을 10% 내야 하는 부담에도 골드바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현장에서도 금 투자와 관련된 문의가 꾸준하다”며 “세계 정세가 불안한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험 헤지 수단으로 금을 찾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안전자산 중 후순위였던 金, 이젠 우선순위”

최근 금 투자가 이례적인 것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급등하고 있음에도 수요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 KRX 금시장의 1g당 금 가격은 6만1300원으로 2014년 시장 개설 이후 가장 높았다. 금 한 돈, 그러니까 3.75g에 22만9875원까지 오른 것이다. 이달 2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같은 날 국제 금시장에서도 금값은 온스당 1523.88달러까지 올랐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은 (다른 투자자산과 달리)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무이자자산이어서 선진국 국채 등 다른 안전자산보다 후순위로 인식되곤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안전자산 내에서도 우선순위가 됐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금 가격이 온스당 1715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정도 가격이라면 금 투자가 계속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은행권 일각에서는 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중은행의 PB는 “금값이 단기적으로 급등해 매수하기 부담스럽다는 고객이 적지 않다”며 “금은 무이자자산이라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자녀 증여 혹은 안전자산 배분 같은 장기투자 목적이 아니라면 자산 포트폴리오 내에서 금을 20% 이상 비중으로 가져가는 건 곤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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