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메르스의 추억, 아재들이 온라인 쇼핑을 시작했다

메르스 사태 때 40대 이커머스 매출 증가율 젊은층 넘어
오프라인 매장 피하려 전자상거래 이용 증가
  • 등록 2020-02-01 오전 8:00:00

    수정 2020-02-01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서울 노원구에서 살고 있는 서정인(64·여) 씨는 지난 24일 뉴스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두번째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그는 평소에 자주 이용하는 이커머스 사이트에 접속해 마스크와 물, 라면 등 생필품을 함께 주문했다.

서씨는 메르스 사태가 발발한 2015년 6월 초만 하더라도 인터넷 쇼핑을 할 줄 몰라 어쩔 수 없이 집 근처 마트에 들렸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가 악화되자 자신의 건강을 걱정한 딸이 하루를 꼬박 앉아 인터넷 쇼핑법을 알려줬다. 이커머스에 접속할 ID와 비밀번호를 처음 만들었고 이를 잊어버릴까 따로 메모지에 적어두기도 했다. 공인인증서도 이때 처음 발급받았다. 마우스 클릭은 물론 타자치는 법도 익숙하지 않아 생수 6개입 한 묶음을 사는데도 15분이나 걸렸다.

처음엔 인터넷 쇼핑이 불편한데다 실수를 하는 자신에게 짜증을 내는 딸이 밉기도 했다며 서씨는 웃었다. 다만 인터넷 쇼핑이 완전히 익숙해진 서씨는 컴퓨터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능숙하게 물건을 주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일주일 전만해도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지만 메르스 사태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느낌을 받았다”며 “마트에 나가는 것이 꺼림직해 일부러 인터넷으로 물건을 시켰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가 4명으로 나타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에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메르스때 감염 우려로 마트·백화점 꺼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확산하고 2차 감염, 3차 감염자까지 나타나자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2015년 메르스 사태가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손소독제를 배치해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직원들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매출 하락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이 나타나진 않고 있지만 주말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더 많아지면 상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실적은 크게 휘청거렸다. 메르스 영향으로 2015년 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고 백화점은 11.9% 역신장했다.

하지만 반사이익을 얻은 곳도 있다. 바로 이커머스 업체들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았던 40~50대가 감염 위험이 높은 오프라인 매장을 피해 온라인 쇼핑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온라인 쇼핑 반사이익…40대 거래액 28% 늘어

2015년 6월 11번가의 연령대별 거래액은 60대가 39%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40대가 28%로 뒤를 이었다. 20~30대 거래액 증가율이 14%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중장년층이 젊은 세대보다 활발히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르스 사태 당시 40, 60대에서 전자상거래를 통한 생필품 판매량이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G마켓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본격화 된 2015년 6월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팔린 칫솔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샴푸는 117%, 반찬류는 113% 증가했다. 40대에서도 같은 항목에서 판매량이 65%, 64%, 74% 증가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든 플랫폼이 처음 접근할 때 일정한 진입장벽이 있지만 일단 익숙해지는데 성공하면 반복적으로 이용하게 된다”면서 “예단할 수 없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 전자상거래를 통한 거래가 늘어날 것이고 기성세대의 주문 역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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