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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고용 유지 효과 있는데”…세금 부담 `발목` 개선 필요

[스톡옵션 명과 암]
증시 호황에 스톡옵션 부여 급증…전년比 36%↑
제약·바이오 업종 인재 고용유지 효과 ‘톡톡’
현행 제도 보완해야…“고용 유지 효과 있으나 제도 취지 더 살려야”
  • 등록 2020-09-28 오전 4:11:00

    수정 2020-09-28 오전 4:11:00

[이데일리 박정수 유준하 기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2000주를 보유한 상장사 직원 A씨는 최근 회사 주가가 급등하자 되려 고민에 빠졌다. 스톡옵션 행사를 통한 차익은 급증할 것으로 보이지만 근로기간 중 행사를 통한 근로소득 과세냐, 퇴직 후 행사를 통한 기타소득 과세냐에 대한 갈림길에 섰기 때문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스톡옵션 행사 차익은 근로 시 행사해 근로소득으로 과세될 경우 6~42%의 누진세율 적용을 받지만, 퇴사 후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면 20% 세율을 적용받는다.

애초에 스톡옵션은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기업이나 바이오 회사 등에서 근로자의 근로 의욕을 고취시키고자 마련한 제도지만 정작 상장사에 재직하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세금 문제로 쉽사리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세특례제한 법상 벤처기업에 한해서만 근로소득이나 기타소득이 아닌 양도소득으로 과세하는 특례규정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적자 벤처기업들의 코스닥 상장이 잇따르면서 스톡옵션 행사시 세금과 관련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증시 호황에 스톡옵션 부여 급증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스톡옵션 부여액(행사가격×부여주식)은 총 1조27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9343억원)보다 36.2% 증가했다. 부여금액으로만 338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스톡옵션 부여액이 4471억원에서 7151억원으로 59.9% 늘었고, 코스닥 상장사들은 같은 기간 스톡옵션 부여액이 4872억원에서 5572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스톡옵션 부여 건은 총 239건에서 265건으로 10.9% 늘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가가 떨어졌을 때 생산 효율 증대나 근로 의욕 고취를 위해서 기업 입장에서 올해 많이 낸 듯하다”며 “스톡옵션 부여 규모가 늘어난 것은 주식 시장의 활황 분위기, 기업들 자사주 매입 한도 완화 등도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 19일 1457.64로 저점을 기록한 후 지난 15일 2443.58으로 연고점을 경신했다.

특히 지난 3월13일 금융위원회는 상장사의 일일 자사주 취득 한도를 6개월간 확대하기로 밝힌 바 있다. 그 전까지는 직접 취득의 경우 취득신고 주식 수의 10%, 이사회 결의 전 30일간 일평균 거래량의 25% 등 제한이 있었으나 취득신고 주식 수 전체로 완화한 것이다. 현재는 추가로 6개월 더 연장했다.

실제 올해 총 265건의 스톡옵션 부여건 가운데 과반인 54.34%에 달하는 144건이 증시가 급락했던 3월에 공시됐고,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며 회복세를 보였던 5월 말 이후로 다시 부여(67건, 25.28%)가 늘어났다.

박경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주로 주가가 오를 즈음에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원론적으로 경영자가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서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방향성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업종 인재 고용유지 효과 ‘톡톡’

스톡옵션 부여는 여전히 제약과 바이오, 의료장비 업종에서 주로 나타났다. 올해 부여한 스톡옵션 3곳 가운데 1곳이 이들 업종이다.

올해 총 265건 가운데 의료 장비 및 서비스업이 33건으로 12.5%를 차지했고, 바이오가 32건(12.07%), 제약이 28건(10.56%) 순이었다. 이들 업종은 93건으로 총 35.09%를 차지했다. 10곳중 3~4곳이 제약 바이오 의료장비 업종이다.

의료 장비 및 서비스업 가운데 개별 기업을 보면 레이(228670)(방호복), 나이벡(138610)(코로나19 치료제), 마이크로디지탈(305090)(코로나19 항체 진단키트)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곳 들이 눈에 띄었다.

수젠텍 관계자는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의 스톡옵션 부여가 많은 이유는 제조업과 다르게 자체적인 성과 측정이 어려워 제조업처럼 상여금을 줄 만한 근거가 없다”며 “다만 연구개발 등의 인력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보상을 줘야 해 미래의 현금인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상여금 개념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다”며 “인재 고용유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의 근무지가 대부분 지방이라는 점과 근로 의욕 고취를 위해서는 스톡옵션 부여는 필수라는 반응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현재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으로 인지도가 높아졌으나 과거에는 우수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스톡옵션 부여해야만 했다”며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스톡옵션이 필수적인 요소로 임직원의 근로 의욕 고취로 회사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지속해서 임직원들에게 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박나도 세금 고려하면 행사 쉽지 않아…제도 개선 필요”

제약·바이오 등 기업에서 스톡옵션을 인재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부여 받은 당사자들은 세금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 상장사 직원은 “직원들 입장에서는 스톡옵션 행사차익에 대한 세금이 부담”이라며 “성장 초기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스톡옵션을 받았는데 근로소득에 건강보험료까지 고려한다면 자본가보다 노동자들이 역차별을 받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현행 소득세법상 스톡옵션 행사 차익은 근로 시 행사해 근로소득으로 과세될 경우 6~42%의 누진세율 적용을 받지만, 퇴사 후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면 20% 세율을 적용받는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중 보수총액이 스톡옵션 행사로 5000만원이 증가할 경우 근로소득으로 분류돼 누진세율을 적용받는다. 예컨대 고액 연봉자가 총소득 5억원일 때 스톡옵션 차익으로 5000만원이 늘어나면 최고 세율인 42% 적용구간에 해당, 42% 세율을 적용한다. 여기에 건강보험료의 근로자 부담분은 약 184만원(5000만원×3.68%) 증가하게 된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바이오 회사 임원은 “스톡옵션 규모가 크다던가 행사로 얻는 이익이 커질수록 행사 시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면서 “실제로 주변에도 임원급 인사 정도 되면 대부분 고민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벤처기업에 한해 스톡옵션을 장려하고 있지만, 최근 벤처기업들의 코스닥 증시입성이 잇따르는 만큼 세제 문제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스톡옵션의 경우 일반 상장사는 사실상 급여의 형태”라며 “현재 벤처기업에 한해서는 3000만원까지 비과세를 하고 있고 본인이 원하면 양도소득세로 전환할 수 있는 특례 등을 마련해 놨다. 이미 벤처기업에 대해선 세제상 특례가 많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환 한밭대학교 경영회계학 교수는 “과거 IT버블 때도 스톡옵션이 논란이 된 바 있었고 세제 문제도 있었다”며 “현재 스톡옵션의 기본 취지는 성장하는 기업이 직원과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에서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고 어떤 업종이냐에 따라 달리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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