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환(사진) 통일연구원장은 1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추가 핵실험은 북한에게 ‘소탐대실’(작은 걸 얻고 큰 걸 잃는다)이라는 게 고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 전략적 도발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전략적 도발은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 혹은 7차 핵실험 카드가 있다”면서 “7차 핵실험을 추진한다면 또 한 번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걸 계기로 더 극한 대치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 당국은 올해 북한의 핵실험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는 상태다. 특히 이달 22일부터 대대적인 군사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본격 시행, 이에 반발한 북한이 우리 측에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
고 원장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카드화’할 가능성이 있다. 카드를 쓰면 그건 카드가 아니다. 북한이 쓸 카드는 많지 않다”며 “언제라도 할 수 있다는 걸 외부에 보여주고 협상 여지를 갖고 좀 더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안심은 금물이다. 고 원장은 “(핵실험) 카드를 써서 바이든 정부와 윤석열 정부와 협상을 시도해보고, 만일 성과가 없다면 제 갈 길을 갈 수도 있다”면서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가을쯤일 텐데, 그 기간 전에 한미 양국이 유인책을 잘 만들어서 ‘대화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이 코로나19 유입의 책임을 남한 탓으로 돌리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보복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측에 의해 북한에 유입됐다며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언급했다. 고 원장은 “대북 전단이나 물품이 넘어갈 때 고사총 등으로 대응사격을 하면서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이 현재 ‘강 대 강’ 대치 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 북한과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당국의 상황 관리 능력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이어 “그런 돌발사태에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정세가 결정된다. 그게 하나의 사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구조화돼서 장기화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