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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 '이끼'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 '이끼'(감독 강우석)는 만화가 워낙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만큼 기획 단계부터 마니아팬의 관심이 컸던 작품이다.
원작의 분위기를 영화가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하는 시선부터 배우 캐스팅 등에 대한 우려까지 사실 작품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이끼'는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킬 만 하다. 원작 만화에 충실하면서도 이를 짜임새 있게 재구성한 강우석 감독의 탁월한 감각과 40대와 70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몰입도 만점의 인물을 만들어 낸 천용덕 이장 역 정재영의 연기는 영화 상영 내내 빛을 발한다.
또, 무엇보다 장장 2시간 38분에 이르는 러닝 타임을 전혀 지루함 없이 긴장감있는 서스펜스로 채운 점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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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상영 시작 20여분 후에야 '이끼'라는 타이틀이 올라가며 현재로 돌아오는 독특한 형식으로 눈길을 끈다.
이후 류해국이 마을 주민인 김덕천(유해진) 전석만(김상호) 하성규(김준배)와 하나씩 맞닥뜨리면서 마을의 비밀을 캐 가는 과정은 과거와 현재를 적절하게 오가면서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군더더기 없는 구성으로 서스펜스를 최대한 살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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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는 다른 선택을 한 영화의 결말은 절대 권력과 인간 본성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생각해 볼 만한 화두를 던져주기도 한다.
촬영 내내 강우석 감독은 본인조차 생소한 연출 스타일을 택하면서 '과연 이게 맞는 방법일까'란 고민을 놓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결과물은 썩 괜찮아 보인다. 관객들은 기존 '코믹영화, 흥행영화의 귀재'라는 이미지에서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강우석 감독의 모습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