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 세이브왕에 이어 홀드왕도 실전을 통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SK 정우람이 첫 실전서 호투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SK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2-5로 졌다. 그러나 '마운드의 핵심' 정우람이 5개월만의 첫 실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는 점에서 패배의 아픔보다는 소득의 기쁨이 더 크게 느껴진 경기였다.
6회말 몸에 맞는 볼 1개와 연속 안타 4개로 2-3, 역전을 허용한 SK는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려보냈다. 무사 만루 대량실점 위기. 그러나 그의 위기관리 능력은 여전했다. 첫 타자 심광호를 볼카운트 1-2에서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오지환에게 볼 2개를 먼저 내주며 불리하게 시작했지만 풀카운트 끝에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여기에 정우람은 유격수 최윤석의 호수비에 힘입어 마지막 타자 양영동을 땅볼로 처리,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올시즌 셋업맨 역할을 맡게 될 정우람이다. 마무리로 낙점된 엄정욱이 재활 중인 상황이라 그의 복귀가 늦어진다면 시즌 초반 뒷문까지 책임져야 한다.
지난 미국, 일본 캠프에서는 실전에 나서지 않고 불펜에서 몸만 풀었다. 지난 시즌 많은 공을 던졌던터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최대한 몸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차근차근 여유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이어 "체력을 많이 비축해둬서 처음 올라갈 때 힘을 좀 빼고 던지자 했는데 오늘 힘이 많이 들어가서 초반 제구가 잘 안잡혔다. 슬라이더는 제구가 괜찮았는데 직구는 제구가 좀 덜잡힌 느낌이다. 남은 시범경기에서 4~5번 정도 등판할 예정인데 연투도 한 번하고 이닝도 2이닝 정도는 소화하면서 투구수도 늘려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정우람의 등판을 지켜 본 김정준 SBS ESPN해설위원은 "볼에 힘이 있다. 좋더라"고 평했다.
올시즌 투수조 조장이자 팀내 투수 중 최고 연봉자 정우람. 그의 첫 발걸음이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