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건너 또"..가로수길 뒤덮은 대기업

패션의류·화장품 너도나도 "매장 내자"
SPA 브랜드·프랜차이즈 식당 등 점령
LG생건, 이곳에만 5개 화장품매장 내놔
국내외 방문객 "개성 사라진지 오래다"
  • 등록 2013-05-03 오전 8:22:48

    수정 2013-05-03 오전 8:22:48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가로수길이요? 완전 실망이에요. 맛집도 많고, 특색 있는 카페나 숍들도 많다고 해서 새벽부터 일찍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헛수고했죠. 스타벅스나 SPA·화장품 매장만 가득하고. 우리 동네에도 다 있거든요. TV나 블로그에 속았어요.”

1.5㎞ 남짓한 신사동 가로수길. 이곳에는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빼곡히 들어선 건물마다 자라·포에버21·에잇세컨즈·스타벅스·더페이스샵 등 대형 브랜드 매장들이 줄지어 있다. 이미 상당수 업체가 둥지를 틀었거나 개점을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명동에 이어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브랜드 중심으로 패션 상권이 형성되면서 과거 화랑과 디자이너숍들은 뒷길로 밀려나거나 치솟은 임대료 탓에 아예 폐점을 하고 있다. 가로수길만의 특색이 사라진 지 오래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들어선 대형 브랜드 매장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사동 가로수길에는 국내 대기업 의류 및 화장품 브랜드 매장만 15개에 이른다. 여기에 해외 의류와 명품 매장까지 합하면 무려 30여개 매장이 들어섰다.

패션 대기업 LG패션(093050)은 가로수길에 어라운드 더 코너·TNGT W·질스튜어트·라움 등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달 VB 다이어트 랩 매장을 내면서 가로수길에 입성했다.

제일모직(001300)도 일모아웃렛과 에잇세컨즈·띠어리 매장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디젤, 동양네트웍스는 매그앤매그 매장을 갖고 있다.

가로수길에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LG생활건강(051900)이다. 현재 가로수길에 더페이스샵·VDL·비욘드 등 브랜드숍 화장품 매장뿐 아니라 백화점 브랜드인 프로스틴·빌리프의 로드매장 등 총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1.5km 남짓한 신사동 가로수길이 대기업과 해외 브랜드 의류 매장들의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사진은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비욘드 매장 모습.
신사동 가로수길에 자리 잡고 있는 제일모직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와 띠어리 매장.
스페인 ‘자라’와 ‘마시모두띠’, 미국 ‘포에버 21’, ‘홀리스터’ 등 글로벌 SPA들도 안테나숍(시범매장)의 활용으로 가로수길에서 성업 중이다. CJ계열의 드럭스토어 올리브영부터 프랜차이즈 카페 및 레스토랑까지 더하면 1.5㎞ 남짓한 짧은 이 거리에 대기업 브랜드만 빼곡히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최근 가로수길은 브랜드의 성공여부를 측정하는 첫 번째 실험무대로 떠올랐다”며 “명동에 이어 새로운 화장품 핵심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고, 젊은 층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많아 브랜드 인지 도 및 선호도 제고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여 이곳에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H&M, 자라, 마시모두띠, 홀리스터, 포에버21, 프레디 등 해외 의류 브랜들도 안테나숍의 활용으로 가로수길에서 성업 중이다.
업계에선 강남의 핫플레이스라는 상징성과 글로벌 대기업 브랜드들이 몰려들고 있는 만큼 앞으로 업체 간 매장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상권에 가담하면서 패션 거리의 규모가 커지고 활성화된 것은 맞지만 임대료가 올라가고, 대기업에 밀리는 소규모 소매 업자들의 설 자리는 사라지고 있다”면서 “여유있고 신선한 브랜드들이 몰려 있는 가로수길만의 개성은 이제 찾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건물 임대조차 쉽지 않다. 인근 부동산 한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다 보니 이 일대 상가 권리금과 임대료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면서 “전용면적 66㎡(20평) 기준 가로수길의 점포 월 임대료는 800만~1000만원 선으로 2008년초 300~350만원에 비해 3배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상권의 가치를 말해주는 권리금도 4억~5억원 정도로 1억7000만~2억5000만원이었던 5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뛴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매장
국내 SPA 브랜드 스파이시칼라 매장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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