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성공학](20·끝)이영달 교수 “다산다사(多産多死)형태의 후진국형 창업생태계 벗어나야”

연대보증제도 폐지 없이 창업 활성화 기대할 수 없어
‘창업→성장→회수→재창업’ 등 원스톱 지원하는 정부조직 필요
대학이 실패의 테스트 베드 역할 해야
  • 등록 2016-10-14 오전 6:00:00

    수정 2016-10-14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우리 창업 현실은 한 마디로 ‘다산다사(多産多死)’형태입니다. 인구학적으로 보면 다산다사 현상은 전형적인 후진국의 특징입니다. 우리 창업생태계가 바로 후진국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영달(43)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재창업의 중요성에 대해 “창업횟수가 증가할수록 생존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이는 창업 현장에서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 학습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창업·재창업 전문가로 한국벤처창업학회 부회장과 한국중소기업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재창업 자금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재창업자금 연계교육 프로그램에서도 강의를 하고 있다.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대책이 미흡한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재창업 지원과 관련한 정부조직이 중소기업청 재도전성장과 하나밖에 없다”며 “재도전 지원을 위해서는 여러부처와 협의하는 일이 많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가 조언한 우리 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은 영국의 BIS(기업혁신기술부)다. 그는 “BIS는 기업이 부도직전까지 가면 경영판단을 도와주는 기업의 부실예방 기능, 발생한 부실을 처리해주는 기능, 채무를 조정해주는 법적 청산 기능, 재도전 지원 기능 등 창업부터 폐업 그리고 재도전까지 하나의 정부조직에서 원스톱으로 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노란우산공제 외에도 창업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인 기업가 보험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급여근로자들이 고용보험을 통해 실직 상태에서 기초생활을 보장받는 것처럼 창업 기획단계부터 기업가 보험을 가입하면 예비창업자들이 보다 도전적으로 창업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달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창업생태계를 원스톱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정부조직의 필요성과 연대보증제도 폐지가 청년창업 활성화를 이끄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사진= 박철근 기자)
이 교수는 재창업 정책의 강화보다는 앞으로는 창업 전 단계부터 실패의 확률을 줄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책은 새로 태어난 아이들 중 제대로 보호관리가 안된 아이들을 다시 일으켜세우는 역할”이라며 “이제는 아이를 가졌을 때(창업 준비단계)부터 생존력이 높고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정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연대보증제도’의 폐지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연대보증제도의 가장 큰 독소조항 2개는 부종성의 원칙이 적용되고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종성의 원칙이란 채무자가 청산 또는 파산신청을 통해 채무상환의무가 법적으로 없어져도 보증인의 채무이행은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금융기관 등은 연대보증제도를 이용해 곧바로 채무자가 아닌 연대보증인에게 채무상환요구를 할 수 있다.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민법상 명시되지 않아 연대보증인이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에 주 채무자에게 채무상환을 요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 교수는 “연대보증제도가 민법과 상법에 기초를 두고 있다보니 법률개정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연대보증제도를 폐지하지 않고 청년창업을 권장하는 것은 전쟁이 났을 때 군사훈련을 받지 않고 학도호국병으로 참전하라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비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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