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갤러리] 14시간, 반드시 끝내야 닿는다…문혜리 '14시간의 덩어리'

2020년 작
조정·타협 불가능한 절대시간 내 작업
시간적 무게감 얹은 덩어리로 빚어내
  • 등록 2020-07-30 오전 4:05:01

    수정 2020-08-11 오후 3:43:18

문혜리 ‘14시간의 덩어리’(사진=갤러리도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부피감이 무겁게 누르는 덩어리다. 석고처럼 허옇고 흙처럼 질퍽한 덩이들이 살을 맞대고 있다. 첩첩이 쌓고 덕지덕지 바르고 힘겹게 문지른 흔적. 깎아놓은 듯한 바위산을 닮았지만 어째 보이는 건 사람이다. 첩첩이, 덕지덕지, 힘겹게 사는 이들.

차라리 ‘고생 한 뭉치’라 해도 될 이 형상은 신진작가 문혜리의 손끝에서 나왔다. 굳이 이런 표현이 떠올랐던 건 작가의 독특한 작업방식을 들으면서다. 스톱워치를 누른 듯 정해진 시간 안에 작품의 끝을 본다고 하니. 물리적·심리적 강박이 읽히는 ‘14시간의 덩어리’(2020)가 말이다.

‘14시간’은 작가가 작업에 쏟아부은 무게를 의미한단다. 조정도 타협도 불가능한 절대시간. 이를 두고 작가는 “내 작업물은 14시간에 대한 시각적 번역”이라고 말했다. 이 철칙이 아니라면, 허옇게 보이든 거칠어 보이든,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했다. 그저 “즉흥성을 통해 나타난 필연성과 가능성을 잇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형태일 뿐”이라고.

작가는 덩어리를 입체에서 건져 회화로 기록하는 일도 병행한다. 좀더 강렬하고 좀더 빠르다.

8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갤러리도스서 여는 개인전 ‘매스’(Mass)에서 볼 수 있다. 2020 하반기 갤러리도스 기획공모 선정작가전 ‘흐름의 틈’ 중 하나다. 혼합재료·LED. 가변 크기. 작가 소장. 갤러리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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