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인 설명서] `24세` 박성민 민주당 청년대변인

지난해 공개 면접으로 발탁
1년 활동 마치고 다음달 대학생으로
'인국공·류호정 복장논란' 등 소신논평
"여성·청년문제 뒤로 밀리기 일쑤..지속 관심"
  • 등록 2020-08-08 오전 8:00:00

    수정 2020-08-08 오전 8:00:00

정당의 인재 영입 사례를 보면 그 정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정치신인 설명서’는 각 정당의 영입 인재가 왜 정치를 하고자 하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더불어민주당엔 1996년생, 만 24세의 대변인이 있다. 지난해 8월 공개 면접으로 선발된 박성민 청년대변인이다. 당과 청년세대를 잇기 위해 대변인직에 도전했다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사태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복장 논란 등에 대해 청년의 시각에서 논평해 공감을 얻었다.

박성민 민주당 청년대변인. (사진=민주당 제공)
-상당히 젊은 나이다. 청년대변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정치에 관심을 가진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살 봄에는 세월호 참사를 겪었고, 21살 겨울에는 정유라 입시비리,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대국민 촛불집회를 경험했다. 세월호 참사는 평생 잊지 못할 아픈 기억이기도 하면서, 그 친구들을 위해 행동하지 못했다는 무거운 부채의식을 갖게 됐다. 그리고 촛불집회를 통해 글자로만 보던 ‘시민, 민주주의, 참여’의 중요성을 느꼈다.

이듬해인 22살 때, 스스로를 돌아보며 앞으로 삶의 모습에 대해 고민을 했다. 지금까지 ‘나’라는 개인의 사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며 살았다면, 앞으로의 삶은 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공적인 가치를 실현시키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능동적인 수단이 정치라고 생각하고, 더불어민주당에 당원으로 가입했다. 정치는 사실 딱히 로드맵이 있는 영역이 아니라, 자기가 그려나가기 나름이다. 제가 살던 지역의 지역위원회 대학생위원장을 맡아 지역의 현안과 대학생의 고민을 결부시켜 작은 일부터 해나갔다.

지난해에는 당에서 처음으로 청년대변인을 만들어 공개오디션을 개최해 뽑았다. 1차 서류, 2차 비공개 면접, 3차 공개 면접의 과정을 거쳐 감사히 선발됐다. 도전하기 전에는 많이 망설였는데, 역시 도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당에선 왜 박 청년대변인을 발탁했을까.

△청년대변인은 당과 청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당에는 청년의 목소리를, 청년들에겐 당의 목소리를 매끄럽게 전하는 것이다. 제가 현재 ‘대학생’이고, 20대 청년 그리고 여성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셨던 것 같다. 여성·청년으로서, 또 대학생으로서 하는 고민, 청년정책에 대한 다층적 의견을 듣고 싶었을 것이다.

-청년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점은.

△뿌듯했던 건, 제가 쓴 논평을 읽은 분들로부터 ‘이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민주당에 있어 다행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다. 저는 여성문제나 청년문제와 관련해서 관심을 계속 쏟아왔다.

국회에는 현안이 너무 많아서 여성문제나 청년문제는 지속적으로 누군가가 마음먹고 대변하지 않으면 늘 뒤로 밀리기 일쑤다. 당장 언론에 다뤄지거나, 큰 이슈가 되는 주제가 아니어도 여성·청년 관련 현안을 챙기고 논평으로 계속 다루려고 노력했던 스스로의 원칙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거창한 글이 아니어도 민주당에서 여성·청년 문제 관련해서 논평이 나오는 걸 보고 격려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셨던 분들이 기억에 남는다.

-청년 문제에 있어선 당에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 어떤 심정이었나.

△초심을 기억하니 어려워도 행동할 수 있었다. 저도 고민이 컸다. ‘청년’으로서의 소신과 ‘대변인’으로서의 입장을 각각 어느 정도로 비중을 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사실 ‘청년대변인’이다 보니까 청년의 시각으로 사안마다 소신있는 발언을 요구하시거나 기대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저는 대변인이고 당의 입장을 완전히 벗어나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 그래서 당의 입장과 어느 정도 일치된 목소리를 냈었어요. 그러다 보니 누군가로부터는 ‘청년대변인이 있지만 왜 있는지 모르겠다’ 혹은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마음이 복잡했다.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스스로 계속 질문하면서 나만의 원칙과 기준을 세우려 고군분투했었다.

결론적으로 당과 조금 다른 노선을 타더라도, 청년의 눈으로 봤을 때 ‘청년의 편’에 서 있어야 하는 문제에 있어서 소신을 굽히지 않기로 다짐했다. 저는 청년을 대변하기 위해, 당과 청년을 잇기 위해 지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제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해 사안에 따라서 소신있게 발언했다.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니 용기가 자연스레 생겼다.

-청년 대변인 활동을 마친 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 사실 제가 아직 대학생이다. 청년대변인 임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개강이어서, 일단은 2학기 복학을 한다. 어제는 시간표도 한참 고민해서 짰다. 그렇지만 학업을 한다는 이유로 정치를 등한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분들은 제게 아직 학업도 남았고 어린 나이니까 천천히 정치해도 된다며, 조급하지 말라고 많이 충고하신다. 그러나 저는 지금의 제가 가진 문제의식들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더 좋은, 여유로운 환경에서 정치를 해야지’ 하는 건 옳은 태도가 아닌 것 같다. 대학생들이, 청년들이, 여성들이 겪는 문제는 ‘바로 지금 여기’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학업에 최선을 다 하면서도 정치에 끊임없이 참여할 예정이다. 어떤 역할이든 제가 할 수 있고 도움이 되는 역할이라면 마다하지 않으려 한다.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이 질문을 늘 스스로에게 했으면 좋겠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정치를 통해 무엇을 바꾸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만약 대답을 잘 못하겠다면 선명한 대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촉을 세우고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 답을 완성해가야 한다. 이미 대답이 선명하다고 해도, 그 소신과 뜻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신념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저 질문은 평생 정치인으로서 받을 질문이기 하다. 뜻이 바로 서있지 않으면 부적절한 방식이나 쉬운 길을 택하기 쉽다. 저 질문을 평생 한다면, 언제나 초심으로 자신을 돌아가게 하는 안전장치도 되어줄 것이라고 본다.

스스로가 이런 목적으로 정치를 시작했는데 ‘무엇을 할지’ 보다 ‘무엇이 될지’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어느새 처음 품었던 뜻은 사라지고 ‘현실적으로’라는 말만 읊고 있는 건 아닌지, 끊임없이 살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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