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만차' 흥행 뒤엔 '명품 조력자들'이 있다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해가 바뀌고 공연장을 옮겨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맨 오브 라만차’는 ‘위키드’, ‘시카고’와 함께 월간 티켓 판매 ‘톱 3’(공연예술통합전산망 기준)를 형성하고 있다. 막강한 티켓 파워를 가진 조승우와 류정한이 흥행의 견인차 노릇을 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이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극을 든든하게 떠받쳐주는 ‘명품 조력자’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공연에 300회 이상 출연한 명품 조력자들. 이발사 역의 김호(왼쪽), ‘산초’ 역의 이훈진(사진=오디컴퍼니)

11일 오디컴퍼니에 따르면 ‘맨 오브 라만차’ 출연 배우 중 300회 이상 출연한 배우는 김호, 이훈진, 서영주, 김현숙 등 총 4명이다. 재치 있는 멘트로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이발사’ 역의 배우 김호는 오는 24일로 무려 800회 출연 기록을 세운다. 김호는 2007년 ‘맨오브라만차’ 공연부터 여덟 시즌째 이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한 시즌을 빼고 모두 참여한 데다, 원 캐스팅이다 보니 다른 배우들보다 출연 횟수가 확연히 많다. 그는 “한 회 한 회 출연하다 보니 어느새 800회를 앞두게 됐다”고 말했다.

돈키호테 곁을 든든히 지키는 친구이자 충성스러운 시종 ‘산초’역의 이훈진은 지난 달 28일로 400회 공연을 돌파했다. 2007년부터 일곱 시즌째 참여하고 있는 그는 산초의 익살맞은 행동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해 ‘산초 장인’으로 불린다. 이훈진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앞으로 더 노력하는 보좌관이 되겠다”고 전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공연에 300회 이상 출연한 명품 조력자들. ‘도지사/여관 주인’ 역의 서영주(왼쪽), ‘가정부’ 역의 김현숙(사진=오디컴퍼니)

카리스마 넘치는 죄수들의 캡틴 ‘도지사’와 친절하고 동정심 많은 ‘여관 주인’을 동시에 소화하는 배우 서영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캐릭터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2012년부터 세 시즌째 참여 중인 그는 지난 2일 공연으로 300회 출연 기록을 세웠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서영주는 “맨 오브 라만차의 300회 출연은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면서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인생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네 시즌째 ‘가정부’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김현숙도 지난 달 28일 300회 공연을 맞았다. 김현숙은 “돈키호테처럼 끝없이 꿈꾸며 마지막 힘이 다할 때까지 이 귀한 메시지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뛰어난 가창력과 감칠 맛 나는 연기 등 탄탄한 실력으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4명의 배우는 이제 ‘맨 오브 라만차’의 중요한 축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활약으로 뭉클한 감동을 전하는 ‘맨 오브 라만차’는 오는 5월 1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오는 14일에는 마지막 티켓 오픈을 진행한다. 관람료는 6만~15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