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반복되는 악순환, 왜?

  • 등록 2010-08-30 오후 3:44:26

    수정 2010-09-13 오전 9:26:19

▲ 지난 2008년 5월 MBC를 상대로 총 파업을 벌였던 한예조.

[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위원장 김응석, 이하 한예조)의 `파업 예고`로 또 다시 외주 제작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한예조는 외주 제작 드라마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9월1일부터 외주 제작 드라마 촬영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주 제작 드라마의 출연료 미지급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최근 수 년 간 끊임없이 제기됐던 게 외주 제작 드라마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였다.

드라마는 한류의 물꼬를 튼 선봉장이었고 아직도 한류에 적잖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일익을 담당하면서 당연히 대우를 받아야 할 출연진은 정당한 보수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걸까?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방송 3사의 편성을 받기 위한 외주 제작사들의 과당 경쟁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방송 3사의 편성을 받아야 제작지원, 협찬, 수출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이는 회사의 존속과 직결되기 때문에 외주 제작사들의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외주 제작사들은 좋은 작가, 인지도 높은 배우들을 섭외해야 하고 경쟁사보다 더 많은 작가료와 출연료를 지불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제작비는 늘어나지만 국내에서 시청률이 저조하면 PPL(방송간접광고) 등을 통한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수출 단가도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기대했던 만큼 수익이 나지 않으니 제작비 충당이 어려워지고 그렇다고 제작을 중단할 수 없으니 출연료 지급을 미루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는 비단 연기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스태프에게도 해당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예조가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대책 마련을 방송사에 요구하는 것도 그래서다. 드라마의 시놉시스와 작가, 캐스팅만 보고 편성을 결정할 것이 아니라 출연료 지급 능력을 포함해 제작사의 자금력과 안정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게 한예조 측 지적이다.

한예조 한 관계자는 “배우들은 제작사가 아니라 편성된 방송사를 보고 출연계약을 맺게 마련”이라며 “방송사는 드라마를 방영하며 광고 수입으로 이득을 올리면서 제작사가 지급하지 못하는 출연료 문제에 대해서 나 몰라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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