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母, 누구와 무엇을 위한 폭로인가

  • 등록 2015-11-06 오전 9:44:28

    수정 2015-11-06 오전 9:44:28

육흥복과 장윤정.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이틀 사이에 한 인물로부터 같은 제목의 메일이 두통 들어왔다. 자신을 ‘장윤정 애미’라고 밝힌 육흥복의 편지였다. 제목은 같았으나 내용은 달랐다. 첫 번째는 장윤정의 활동을 응원하는 것이었으나 두 번째는 폭로였다. 장윤정 때문에 자신의 아들이 실업 위기에 처했다는 것인데 180도 다른 입장에 보는 이들도 혼란에 빠졌다.

자신을 ‘장윤정의 애미’라고 소개한 육흥복 씨는 3일 첫 번째 메일을 보냈다. 자신이 가수 장윤정의 모친임을 증명하기 위해 주민등록증과 전화번호까지 첨부했다. 그는 “장윤정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라며 “연말이 되면 트로트의 여왕 장윤정의 시대가 열립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윤정이에게 연말은 아주 중요한 기간입니다. 우리 윤정이가 디너쇼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기자님께서 좋은 기사를 써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썼다. 또 장윤정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기부한 것을 언급하며 “크게 다뤄주시길 바랍니다”고 했다. ‘효녀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크게 강조했다.

장윤정과 모친인 육흥복씨는 현재 갈등 중이다. 장윤정은 2013년 SBS 토크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수억여원의 빚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는 장윤정의 어머니와 동생이 사업을 벌이다 생긴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됐다. 이후 양측은 ‘돈’을 놓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육흥복씨는 모 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딸이 33년 길러준 엄마에게 비수를 꽂았다” “나는 몰라도 왜 동생한테까지 그랬을까는 이해되지 않는다” 등 폭로전이 이어졌다.

장윤정 측은 조심스러웠다. 소속사 코엔스타즈는 3일 “딸 장윤정에 대한 애정이 어린 말은 감사하나 이런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오가야 할 것인데 상의 없이 언론사에 글을 보내고 기사화한 것은 아쉽다”며 “장윤정이 연예인인 만큼 가족사를 공론화하는 것은 자제해 주셨으면 한다”고 육흥복 씨 편지에 대한 입장을 남겼다.

일이 틀어지자 육흥복 씨는 입장을 달리했다. 그는 5일 다시 편지를 보내 “3년간 장윤정과 연락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만나기는 커녕, 전화나 문자도 없었다”라며 “신혼집에 찾아갔더니 경호원이 욕을 했고 경찰이 신고해 쫓겨났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월 14일 장윤정이 남동생에게 급여압류통지서를 보내 실업 위기에 처했다며 “재판이 진행 중인 3억원을 갚거나 지급예정을 알려주지 않으면 아들 회사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 하더라”고 폭로했다. 육씨는 장윤정에 대해 ‘독한 딸년’이라는 다소 거친 표현도 썼다.

육흥복씨는 두 번째 보낸 편지에 남동생급여압류통지서, 남동생 회사대표 소송과 관련한 내용증명, 손자를 위해 지났다고 주장한 천도재 현장, 장윤정의 집에서 쫓겨났을 때의 모습, 절에서 기도하는 모습, 장윤정이 모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엄마를 이해한다”고 말한 캡처 사진, 어린 시절 장윤정과 남동생이 손을 맞잡은 모습, 1억을 기부했다는 기사 내용 등을 첨부했다.

시간 순서상 장윤정이 먼저 급여압류통지서를 보냈으며 육흥복 씨가 첫 번째 메일로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장윤정 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두 번째 편지를 보내 이를 폭로한 것으로 보인다. 편지에서 ‘효녀 이미지’ ‘1억원 기부’ ‘엄마를 이해한다’ ‘사이좋은 장윤정과 남동생’ 등을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인 듯하다.

육흥복 씨는 두 번째 보낸 편지 말미에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라며 “(장)윤정이는 심성이 착한 아이입니다. 정말 착한 아이입니다”라고 다시 입장을 틀었다. 장윤정을 세계적인 가수로 키워달라는 부탁과 “사랑한다고 전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입장이 흔들리자 각 언론사에 편지를 보낸 저의가 잡히지 않는다. “방송에서 ‘엄마 이해 발언’이나 ‘남의 애를 위한 1억 기부’도 디너쇼나 연말행사를 위한 ‘쇼’가 아니라 진심일 겁니다”라고 강조한 것도 장윤정을 걱정하는 마음에 나온 것인지 반대 의미인지 확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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