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밖’, 집돌이는 사회부적응자인가요

  • 등록 2017-08-28 오전 11:40:13

    수정 2017-08-28 오전 11:40:13

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재료는 좋았지만 요리법은 어설펐다.

27일 오후 첫 방송한 MBC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이불 밖은 위험해’(이하 ‘이불밖’)는 ‘집돌이’ 연예인 이상우, 용준형, 시우민, 박재정, 강다니엘 등 연예인 5인의 공동 휴가를 담았다. 첫 방송에선 출연자들이 자의로 혹은 타의로 집에서 주로 생활하는 이유와 어색한 첫 만남이 그려졌다. 특히 오전 6시 잠든 강다니엘을 늦잠으로 착각한 다른 멤버들이 조심스럽게 깨우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불밖’은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드문 출연자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최근 음악방송 트로피를 휩쓴 워너원 강다니엘을 비롯해 결혼 후 첫 예능 나들이에 나선 이상우,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용준형·시우민·박재정의 집 등이 눈길을 끌었다. 무대 위 화려한 모습이 아닌 잠자고 먹고 취미를 즐기는 일상인의 모습은 흥미를 자극했다.

그만큼 아쉬움은 컸다.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소재에 대한 제작진의 이해였다. 공동 거주라는 설정은 예능에서 익숙하다. MBC ‘발칙한 동거’나 SBS ‘룸메이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불밖’은 ‘집돌이·집순이’란 설정으로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추가했다. 방송 전 시청자들은 잘 나가는 연예인들이 ‘집돌이’가 된 배경을 공감하길 기대했다.

방송 후 일부 시청자들은 ‘이불밖’ 속 ‘집돌이’들이 사회생활이 서툰 이들로 그려졌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출연자 개인의 특성을 ‘집돌이의 특징’이라 자막으로 설명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인물임에도 극도로 낯을 가리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집돌이’로 일반화했다는 설명이다. 마치 사회부적응자를 모아 ‘개선’시킨다는 뉘앙스였다. 기획 의도가 무색한 대목이었다.

수잔 케인의 책 ‘콰이어트’는 내향적인 기질이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힘에 대해 조명했다. 외향적인 인간만을 강요하는 학교나 사회를 향해 반론을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이불밖’이 이 책처럼 ‘집돌이·집순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지, 혹은 그들을 편견의 끝으로 몰아가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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