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사진) 우리은행장은 얼마 전 우수 기업고객을 만난 자리에서 한 중견건설사 대표로부터 이 같은 하소연을 들었다. 오는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대회 개최를 준비 중인 카타르는 축구경기장·고속도로·철도·호텔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기대되는 시장이지만 관련 법에 묶여 ‘중동 특수(特需)’가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행장은 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 등 중동 지역에 대한 국내 중소·중견건설사의 수주 활동을 적극 도울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부서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4박5일간 카타르·UAE·쿠웨이트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한 일을 계기로 우리은행과 정부 사이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 건설사의 해외 수주실적엔 전체 공사대금이 전부 한국기업 몫은 아니라는 이면이 숨어 있다. 건설공사 특성상 하도급이 이뤄지면서 상당 부분이 카타르 현지 중소건설사에게 지급된다는 얘기다. 국내 진출 기업이 참석하는 합동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를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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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이번 계약 외에 앞으로 600억원가량의 추가 공급계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계약 건에 있어서도 기업일반대출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도하 공항과 월드컵 경기장에서 가까운 이링(E-ring) 도로는 수도 도하를 연결하는 핵심 교통망으로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카타르 정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선규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은 “중소건설사의 해외진출을 정부와 협력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하청 중소·중견기업이 원청 대기업과 동시에 해외로 나간다면 현지 건설사로 흘러갈 자금을 우리나라의 외화 획득으로 돌릴 수 있는 한편 진정한 의미에서 건설경기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인 이상의 당사자가 특정한 공통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함께 진행하는 ‘공동사업체’로 국적이 서로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 작업이 수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