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현장은 지금]②電·車 주력산업 주춤…중고·저가용품 훨훨

전자·자동차 등 주력산업 침체 보여, 반도체장비 실적 '반토막'
반면 저가매장 다이소·중고용품 거래 중고나라 등은 상승세
웅진코웨이 렌털 판매 최대, 패스트파이브 공유오피스 이용자 1만 돌파
전문가들 "정부, 경기침체 인정하고 극복 위해 노력해야" 한목소리
  • 등록 2019-06-12 오전 6:59:10

    수정 2019-06-12 오전 11:41:52

패스트파이브 서울시 서울숲점(공유오피스) 라운지에서 창업자들이 일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창업 4년만에 이용자 수 1만명을 넘어섰다. (제공=패스트파이브)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올 들어 현재까지 추세로 봤을 때 올해 (중고제품) 거래량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최대 중고제품 거래플랫폼 중고나라 관계자는 “네이버 카페에 모바일 앱까지 합친 중고나라 이용자 수가 지난해 이맘때 약 1800만명에서 올 들어 현재 약 2100만명으로 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인구가 5164만명인 점을 감안할 때 국민 10명 당 4명꼴로 중고나라를 이용하는 셈이다. 중고나라는 최근 경기도 용인시에 중고차 직영매장 1호점을 여는 등 사세 확장에도 나섰다.

내수 둔화에 수출마저 감소하면서 국내 전반적인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자와 자동차 등 오랜 기간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주력산업마저 최근 주춤한 상황이다. 이에 따른 여파로 장비와 부품 등 후방산업의 중견·중소기업 역시 실적 악화를 호소한다.

이와 반대로 경기부진을 입증하듯 △중고제품 거래플랫폼 △저가용품매장 △렌털(임대) △공유오피스 등 일부 업종은 호황을 보인다. 자영업자와 영세기업을 중심으로 폐업이 늘자 폐업정리업체들 역시 때 아닌 호황을 누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기업들은 올 1분기부터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반도체 장비기업 테스는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1004억원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577억원에 머물렀다. 유진테크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37.2% 감소한 494억원에 그쳤다. 디스플레이 장비기업인 AP시스템은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1473억원보다 40.8% 줄어든 872억원이었다. 톱텍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이 59.0% 감소한 459억원에 머물렀다.

이들 장비기업의 저조한 실적 흐름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주력 D램(DDR4 8Gb) 가격이 올 3분기 10∼1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4분기 역시 10% 하락을 예상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전방산업 대기업들의 투자도 경직될 전망이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 등에 힘입어 반도체 업황이 당초 올 하반기 중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란 변수가 등장하면서 내년에나 업황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반대로 호황을 누리는 업종도 있다. 렌털업계가 대표적이다. 웅진코웨이는 올해 1분기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렌털 판매량이 분기 사상 최고인 53만 1000대를 기록했다. 렌털 판매량 증가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9.5% 증가한 7093억원에 달했다. 렌털은 필요한 제품을 원하는 기간만큼 사용하고 언제든 반납하는 방식이다. 특히 경기침체기에는 가전 등 큰돈이 들어가는 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렌털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최근 렌털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한다”며 “품목 역시 정수기, 공기청정기에 이어 전기레인지, 의류청정기 등으로 다양해진다”고 말했다.

공유오피스 시장도 확대하는 추세다. 패스트파이브는 최근 이용자(멤버) 수가 1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창업한지 불과 4년 여 만의 성과다. 패스트파이브는 2015년 창업 당해 3개와 이듬해 3개, 2017년 4개, 지난해 6개 등 공유오피스를 꾸준히 늘려간다. 올해 들어서도 2개를 더하면서 현재 18개 거점을 운영 중이다. 공유오피스업계 관계자는 “최근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창업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업체들이 사업장을 줄여 공유오피스로 이전하는 경우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저가용품매장 역시 주목 받는다. 다이소는 올해 사상 처음 2조원 이상 매출액 달성이 유력하다. 이럴 경우 다이소는 2015년에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4년 만에 2배 성장을 일구는 셈이다. 다이소는 1997년 서울시 천호동에 첫 매장 문을 연 이후 지난해까지 매장을 1300여개로 늘렸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20.2% 늘어난 1조 9785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주력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유독 경기침체기에 강한 업종만 성장세가 두드러진 현상을 우려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455조 810억원으로 전기 대비 증가율은 -0.4%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3.2%) 이후 무려 41분기 만에 최저치다. 통계청은 올해 5월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기보다 0.7% 오르면서 5개월 연속 0%대 증가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송영출 광운대 교수는 “중고제품 거래플랫폼과 저가용품매장 등이 호조를 보이는 것과 함께 경제성장률 등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로 볼 때 우리나라가 경기침체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우리나라가 경기침체에 진입했음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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