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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이 여인, 우리가 안다. 그리스신화에서 아름다움과 사랑을 상징하는 여신 아프로디테, 더 유명한 이름으로는 비너스가 아닌가. 저 비스듬한 자태도 기억에 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시대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가 그린 작품에 저렇게 섰더랬다. 그런데 그 비너스가 이렇게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타날 줄은 몰랐다. 생기를 잃은 채 단단한 돌로 변해가는 듯하다.
작가 송인이 내놓은 또 한 점의 초상화. 작가는 불편한 사회현실을 누군가의 얼굴에 드러내는 작업을 해왔다. 클로즈업한 얼굴을 칠흑같은 바탕 위에 띄우고 대신 메시지를 전한다.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서 여는 초대전 ‘37.5° 마지노선’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먹·수정테이프·콩테·오일파스텔. 60.6×72.7㎝. 작가 소장. 장은선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