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은 한때 들쭉날쭉한 수비력 때문에 ‘오지배’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이 따라붙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실력에 대해 의심할 이유가 없다. 올해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아쉬웠던 팀 성적과는 별개로 오지환은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로서 공수에서 빼어난 기량을 뽐냈다.
오지환은 5일 현재 109경기에 나와 타율 .254 7홈런 46타점 12도루를 기록 중이다. 데뷔 첫 3할 타율(.300)에 장타율 .461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팀의 주축 선수로서 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기록은 타순별 타율이다. 스포츠데이터전문업체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에 따르면 올 시즌 오지환은 유독 하위타순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8번 타순에서 오지환의 시즌 타율은 무려 .556나 된다. OPS도 1.333에 이른다. 7번(타율 .345, OPS .801), 9번(타율 .286, OPS .875) 타순에서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반면 상위타순에서는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2번에서 타율은 .244에 그쳤고 5번은 .215, 6번은 .193에 머물렀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해 2번에서 맹활약했던 오지환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즌 초반 상위타순에 배치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결국 후반기에 하위타순으로 내리면서 오지환의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오지환의 활약에 힘입어 LG는 최근 10경기 6승 2무 2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1위 KT위즈와 격차를 3.5경기로 좁히면서 선두 탈환 희망을 다시 키우고 있다. 오지환의 분전은 27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풀고자 하는 LG의 절대필요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