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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전국 최초로 대전에 건립되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문을 열기도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건립비로 100억원을 쾌척한 기업은 기업명칭 사용과 병원장 인선 등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오명을 쓰고 있고, 이 사업을 주관한 대전시는 밀실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은 그간 전문병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대전과 충청권 6000여 장애아동들을 위한 시설로 재활치료를 비롯해 정규교육과 돌봄서비스 등의 종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그간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필요성이 수년간 제기됐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됐다. 또 국비와 함께 부족한 재원을 보충하기 위해 대전시가 여러방안을 고민하던 중 넥슨이라는 기업이 흔쾌히 기부를 약속하면서 이 사업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기록될 상황이었다. 마침내 2019년 2월 대전시는 넥슨재단과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비로 100억원 규모의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병원은 대전 서구 관저동에 70병상 규모로 국비 100억원과 시비 247억원, 넥슨재단 후원금 100억원 등 모두 447억원이 투입돼, 오는 12월 개원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병원명칭에 기업의 이름을 넣는 것은 여러 입장이 있을 수 있다. 대학이나 공공건물, 심지어 도시이름에 기업의 명칭을 넣는 것은 이미 주요 선진국들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회현상이다. 이제 정부와 지자체, 국민들은 선의의 후원자 예우에 대해 한계나 방식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공직자들이 밀실에서 특정기업과 협약을 논의하려는 행태는 이제 사라져야 할 구태다. 대전시가 이번 기회를 계기로 보다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