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연기·재택근무에…급식 납품 끊긴 농민들 한숨만

문 닫은 구내식당…급식 식재료 납품 끊겨
소비 위축 타격 받은 농산물 시장 수급불안 심화
사태 장기화시 농어가 타격…추가 대책 시급
  • 등록 2020-03-18 오전 5:00:00

    수정 2020-03-18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수출이 막힌 농수산물이 국내 소비 위축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음식점 공급이 줄어든 데다 개학 연기와 재택근무 영향으로 구내식당 납품이 끊긴 탓이다. 개학이 4월까지 미뤄질 경우 급식업체는 물론 친환경 농산물 등 재배농가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판로 개척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16일 경기도 광주시 경기도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에서 급식 계약재배 농가 피해를 최소화 대책인 친환경 학교급식 농산물 꾸러미 배송을 위한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수출 차질에 내수 위축까지 이중고

17일 정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초·중·고교 개학이 오는 23일로 2주 연기된 이후 관련 농가들의 식재료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배추나 무 등 신선식품은 재고를 쌓아둘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판로가 막힌 농가들은 일반 시장에 싼값으로 농산물을 판매하는 등 대안을 모색 중이다. 특히 급식 배정 비중이 높은(전체 55%) 친환경농산물 관련 농가는 따로 유통망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타격이 더 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피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새로운 유통 경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기존 급식 단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해 매출이 20~30%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기업 구내식당에 식재료를 공급하는 업체들도 타격이 예상된다. 삼성증권(016360)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고객사 생산 중단이나 재택근무 영향으로 올해 급식업체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1위 CJ프레시웨이(051500)의 경우 올해 급식사업 매출액 추정치를 기존 5150억원에서 5040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낮췄다.

가뜩이나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던 농산물 시장은 구내식당서 소비되지 못한 물량까지 풀리면서 급락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6일 기준 깐마늘(대서 품종, 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1kg당 3875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나 떨어졌다. 6500원선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반토막 난 수준이다. 양배추와 무는 도매가격이 한달 전보다 각각 11%, 15% 가량 내렸고 사과도 약 5% 떨어졌다.

수산물 가격도 부진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광어와 우력의 산지가격은 각각 8481원(kg당, 제주산 1kg 크기 기준), 7125원(통약 500g 크기 기준)으로 전월대비 각각 3.7%, 3.5% 하락했다.

활전복 산지가격은 약 3만5000원(kg당 10마리 크기 기준)으로 전달보다 6% 내렸다. 멍게는 한달새 16.4%나 떨어진 2448원에 그쳤다. 어획량 부족으로 가격이 강세였던 오징어도 5085원으로 같은기간 44.2% 급락했다.

국내외 온·오프라인 판촉 강화 추진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학교 개학도 4월까지 미뤄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농가 피해 또한 커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최근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해 올해 농업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농업 생산액은 당초 50조4380억원에서 50조3750억원으로 낮춰 전년(50조4280억원)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농가소득도 4490만원에서 4485만원으로 5만원 내렸다.

국승용 KREI 농업관측본부장은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할 때 확산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면 농업 생산액과 농가소득은 감소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정부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당장 출하에 어려움을 겪는 신선식품과 수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판촉 활동을 벌이고 해외 수출 마케팅도 지원키로 했다.

학교 공급이 막힌 농산물의 경우 농협과 이마트(139480) 등 대형 마트 매장을 활용해 판로를 뚫고 있다. 또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온라인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강형석 농식품부 농업생명정책관은 “개학 연기 장기화에 따른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학교 급식 농산물) 수매 같은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온라인 개별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판촉비 지원 등을 통해 온라인을 통한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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