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의 IT세상]테슬라·구글·애플…미래차 플랫폼 삼국지

  • 등록 2020-04-23 오전 5:00:00

    수정 2020-04-23 오전 5:00:00

[김지현 IT칼럼니스트]자동차 회사가 신차 발표를 하면 이후 기대심리로 기업 주가가 오르곤 한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사의 경우에는 다르다. 신상품이 아닌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나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하면 주가가 움직인다. 애플에 대한 기업 가치는 단지 새로 출시되는 아이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에 새롭게 론칭한 애플리케이션과 신규 서비스 및 기술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에서 찾아야 한다. 즉, 아이튠즈와 애플 뮤직 그리고 앱스토어에 새롭게 론칭한 아케이드 그리고 맥과 아이패드, 아이폰 OS의 새로운 업그레이드를 통해 개선된 기능이 애플의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준다.

2019년 상반기 앱스토어 매출은 전년 대비 13%가 증가했고, 2015년 론칭한 애플 뮤직은 4년 만에 60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 덕분에 2019년 2분기 기준으로 애플 뮤직과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등의 서비스 사업 매출이 14조에 육박하며 전체 매출 비중에서 21%나 차지했다.

구글 역시 2018년 하드웨어 매출은 88억 달러로 총매출의 6%에 불과했지만, 지속적으로 다양한 기기를 출시하고 있다. 이들 기기의 공통점은 구글 클라우드와 연계되어 동작되며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기기들과 달리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이 향상되고 기능이 추가된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 기기를 다양한 서비스로 연계함으로써 기기의 사용 경험이 확장된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그렇다보니 판매량은 적지만 로열티 높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되는 구글 하드웨어들을 사용하다보면 하나씩 구매하는 제품들이 늘어가게 된다. 서비스의 중독으로 사용하는 구글 기기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서비스 경쟁이 곧 하드웨어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제 삼성전자의 경쟁자가 애플을 넘어 구글이 되고 있다. 그런 경쟁이 전 방위로 확대되면서 자동차라는 하드웨어에도 서비스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차량 내에 커다란 디스플레이의 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경쟁이 앞으로 치열해질 것이다. 차량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제조사가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의문이다.

사실 기존 차량 내 탑재한 디스플레이는 애물단지이다. 탑재된 내비게이션의 성능도 부족한데다가 조작 방식도 불편해서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하지 차량 인포테인먼트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음악을 재생하는 것도, 동영상을 보는 것도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마치 20년 전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처럼 불편하기만 하다.

그렇다보니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은 카플레이를 통해서 스마트폰을 차량의 디스플레이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차량 디스플레이에 연동하면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을 보다 큰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음악 등의 재생과 전화사용이 편리해진다. 비록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제조사가 제공하지만 실제 이 화면을 활용하는 것은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을 통하는 것이다. 이마저도 자동차 제조사가 지원을 해줘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차량 구매 고객들의 요구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자동차 제조사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보다 스마트폰 제조사에 주는 것이 더 낫기 때문에 점차 애플과 구글에 넘겨주고 있다.

테슬라에 탑재된 넷플릭스.(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하지만 테슬라는 다르다. 지난해 10월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10.0을 발표하면서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테슬라 시어터, 가라오케, 컵헤드 등이 그것이다. 차량이 주차된 상태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훌루 등을 테슬라 콘솔에 직접 연결해 시청할 수 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아이치이(iQiyi), 텐센트 비디오를 추가하는 등 지역 최적화까지 고려하고 있다. 가라오케는 노래방 기능이며 팟캐스트와 슬래커 라디오 등으로 음악 기능이 더욱 강화되었다. 차후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부터 제공되던 테슬라 아케이드에 새로운 게임인 컵헤드가 추가되어 운전대와 페달을 컨트롤러로 활용해서 카레이싱 게임을 할 수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 기능도 강화해 레스토랑의 위치와 차량 주변의 관심장소에 대한 탐색이 더욱 편리해졌고, 대시보드 카메라와 차내 블랙박스의 기능이 더욱 강화되었다.

이렇게 테슬라는 스마트폰과 무관하게 폐쇄적인 차량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테슬라는 구글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아 스마트폰 화면을 미러링 해서 차량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도록 오픈하지 않고 있다. 독자적인 자체 테슬라 플랫폼에 속속 서비스들을 탑재하면서 마치 앱스토어, 구글플레이처럼 차량 스토어를 꿈꾸고 있다.

미래 차량의 커다란 디스플레이와 스피커의 제어권을 독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앞으로 테슬라, 구글, 애플 간에 본격화할 것이다. 반면 기존 자동차 회사들은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술이나 생태계 구축 전략이 미흡해 구글과 애플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차량 플랫폼은 자동차 내 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즉 자동차를 제어, 통제, 관리하는 모바일 앱이나 웹 등의 외부 서비스와 오픈 생태계 구축을 하는 것도 차량 외 플랫폼의 또 다른 형태이다. 이를 위해서는 차량 내에 수집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들을 오픈해서 서드 파티(3rd party)에 제공함으로써 자동차 플랫폼을 간접적인 형태로 추진하는 전략을 도모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이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플랫폼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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