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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딱딱한 게 빛을 낸다. 거대한 ‘색 덩어리’다. 마치 물 위에 뜬 얼음산에 빛을 쏜 게 아닌가 싶다. 아니라면 스스로 속에 있는 빛을 뽑아내고 있거나. 얼추 비슷한 추론이지만 정확하진 않은 모양이다. ‘원석’(gemstone)이란 단어가 얼핏 보이니. 그런데 뒤따르는 설명이 그마저도 뒤틀어버린다. “풍경”이란다. “여행에서 봤던 자연에 기억을 더한 것”이라고.
‘원석의 섬 #43 교토’(Gemstone Isle 43 Kyoto·2019)는 작가가 일본 교토를 여행했을 때 얻은 이미지를 집약한 작품. 큼직한 추상이지만 세세한 구상이다. 150호 규모에 사찰을 들였고 밤거리를 들였으며 풀과 물을 들였고 창을 들였다니. 그 모두를 기억에 버무리니 저토록 강렬한 뭉치로 우뚝 서더란 거다.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이화익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풍경 구조’(Landscape-Structure)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오일. 227×182㎝. 작가 소장. 이화익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