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클리닉]수백개 유전자 동시검사, 습관까지 분석... 개인 맟춤형 진료 최전선

세종병원 '정밀의료센터' 선천성 심장기형 환아부터 가족력 있는 경우 등 치료 범위 매우 다양해
정밀의료는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개인형 맟춤 신치료법… 증상 없더라도 검진 목적으로도 시행
  • 등록 2022-08-31 오전 6:34:02

    수정 2022-08-31 오전 6:34:0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특정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이론적으로 정해진 표준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현재까지의 의료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대다수의 환자들은 치료 효과를 보이더라도 일부 환자에서는 아예 효과가 없거나, 심지어는 부작용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환자마다 가지고 있는 개인의 유전적 또는 환경적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최근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정밀의료

최근 들어 유전체 분석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과거에는 알 수 없었던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차이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질병의 치료, 예방 및 관리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즉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란 질병의 치료 또는 예방을 위해 개인의 생활 습성, 환경 및 유전적 차이를 고려하여 접근하는 새로운 의학적 개념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하면 특정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좀 더 정밀하고 효과적인 치료 및 예방이 가능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21년 3월 세종병원은 유전질환 분야 권위자로 손꼽히는 이진성 前 세브란스병원 임상유전과 교수를 영입해 부천세종병원과 인천세종병원에 정밀의료센터를 개소, 희귀/유전 질환, 가족성 암 또는 성인 질환, 원인불명의 성장, 발달 지연, 선천성 기형, 또는 원인불명의 특이 증상 등을 대상으로 진료하고 있다.

이진성 세종병원 정밀의료센터장은 “통계적으로는 전체 인구의 약 10% 정도가 유전적 원인에 의해 일생 동안 특정 질환을 경험하게 된다”며, “타고난 유전적 특성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그러한 특성에 맞추어 발병 가능한 질환들을 대상으로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이미 발생한 질환이라 하더라도 유전적 특성에 맞춘 특화된 치료 방법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선천성 심장기형 환아부터 가족력 있는 경우 등 대상 다양해

소아의 경우, 선천성 심장 기형이 있는 환아들의 약 20%에서 유전적 검사상 이상 소견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 밖의 선천성 기형이 동반되거나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염색체 이상 등 흔히 알려진 유전질환 이외에도 원인 불명의 발달 지연, 성장 장애, 경련성 질환 등이 포함되며, 성인의 경우는 각종 암, 심혈관 질환, 고지혈증, 당뇨 등 성인성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들이 주요 대상이다.

이외에도 기존의 원인 불명으로 알려져 있던 증상이나 상태 모두 대상이 된다. 또한 특정 질환이나 증상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환자라면 유전체 분석을 통해 원인을 파악함으로써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의 질병 예방 및 관리를 도모할 수 있다.

◇ 증상 없더라도 검진 목적으로도 시행

과거에는 한 번에 한 가지 유전자만을 대상으로 검사가 가능했었으나 최근의 괄목할 만한 분자 유전학 기술의 발달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이용해 이제는 한 번에 수백, 수천 개 이상의 유전자 검사가 동시에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특정질환이 의심될 때에는 해당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 유전자를 한꺼번에 모두 검사를 진행하며, 결과에 따라 정확한 진단 및 그에 따른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는 건강 검진 목적으로 위에 언급된 특정한 질환과 관련하여 유전적 소인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최대한 정확하게 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세종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는 특화된 ‘최첨단 유전자 검사를 활용한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유전자 검사 결과를 활용한 진료 및 건강관리가 가능한 ‘개인 맞춤형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검사를 위한 채혈 또는 조직 세포를 채취한 후, 유전체 분석을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관련 진료과 간의 다학제 진료를 통해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와 예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한 가지 질환에 대한 검사라 하더라도 대개 수백 개 이상의 유전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게 되므로 결과를 얻기까지 약 두 달의 기간이 소요된다.

정밀 유전자 검사 후, 결과가 특이 사항이 없는 경우는 관련 질환의 위험성이 희박하므로 단순 관찰을 하게 되며,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관련 질환 여부에 대한 전문의의 진료와 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 환자별 최적화된 진료 위해선 다학제 진료가 핵심

정밀의료는 관련 분야 여러 전문가들이 한 명의 환자를 위하여 공동으로 협의 진료하는 다학제 진료가 핵심이다. 환자들마다 개인 임상 증상이나 상태가 다르므로 환자의 유전체 분석에 따른 질환의 특성을 파악해 여러 전문의들의 의견을 종합한 후, 환자별 최적화된 치료나 예방법을 제시하게 된다. 치료 방법이 없는 상태라 하더라도 질병과 관련된 최신 참고 문헌 및 자료 분석을 통해 현재 수준에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장 최첨단의 질병관리 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이진성 세종병원 정밀의료센터장(왼쪽)이 맟춤형 치료를 위해 환자의 전신 상태, 치료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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