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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이현구 회장은 왜 '까사미아' 매각을 선택했나?

까사미아, 신세계에 1800억 규모로 매각
업계 "뾰족한 성장전략 없어 불가피한 선택"
근 5년, 가구 업계 최대 호황기…까사미아는 제자리
2세 경영자, 전문경영인 카드도 결과적으로 실패
  • 등록 2018-01-25 오전 6:00:00

    수정 2018-01-25 오전 7:25:58

왼쪽부터 이현구 까사미아 회장, 이형우 까시미아 우피아 대표, 지철규 까사미아 대표.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몇 년 전부터 상장이나 매각을 목표로 했던 기업이라 이번 이슈 자체가 크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이보다 신세계(004170)라는 거대 유통사가 인수했다는 것이 놀랍네요.”

한 중소 가구업체 관계자가 이번 까사미아 매각 건을 보고 내린 평가다. 신세계그룹은 24일 까사미아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까사미아 창업주인 이현구(69)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 전부(92.4%)인 1837억원 규모다.

이번 매각을 두고 업계에서는 “뾰족한 성장전략이 없는 까사미아로서는 어쩔 수 없는, 최상은 아닐지라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몇 년간 가구업계는 건설 경기 호황에 더해 인테리어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까사미아는 예외였다. 실제 국내 최대 종합가구업체인 한샘(009240)은 2013년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선 후 지난해 2조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4년 만에 실적이 두 배 성장한 셈. 주방가구업체 에넥스(011090) 역시 2013년 매출 2336억원에서 2016년 3941억원으로 3년 만에 68%나 성장했다. 반면 종합가구회사를 지향하는 까사미아는 매출이 2013년 1065억원에서 2016년 1219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사실상 인테리어 수요의 자연 증가분 이상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가구업계는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너도나도 변화를 강조했던 시기였다. 대형 업체들은 시대 흐름에 맞게 제조사에서 유통사로 체질을 바꾸며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까사미아는 대형도 소형도 아닌 업계 6위라는 애매한 위치에서, 주력인 소품류 역시 이케아와 경쟁하면서 뚜렷한 성장전략을 찾지 못했다.

이현구 회장은 2016년 기업공개(IPO)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 그 역시 누구보다 까사미아가 처한 한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소 높은 공모가 탓에 흥행이 불붙지 않자 이내 상장을 철회했다. 그 사이 중국계 전략적 투자자(SI)와 직접적인 매각 협상설도 나돌았지만 별다른 결과를 내놓진 못했다.

이 회장 아들인 형우(40)씨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까사미아의 미래전략은 더욱 안개 속에 빠졌다. 이 회장은 2007년 사무용가구 브랜드인 ‘까사미아 우피아’를 설립하고 형우씨를 대표이사 자리에 앉혔다. 이 대표는 2013년 NHN 판교 신사옥에 2000석 규모 사무용가구를 공급한 데 이어 넥슨 신사옥에도 1800석에 달하는 업무용·회의용 집기를 납품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거기까지였다.

지난해 6월 까사미아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홈플러스에서 잔뼈가 굵은 유통전문가 지철규(56)씨를 전문경영인으로 투입한 것. 형우씨는 지난해 지 대표를 소개하며 “구세주로 오셨다”고 언급할 정도로 기대감이 남달랐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매각과 함께 이 회장은 가구 업계에서 퇴장 수순을 밟게 됐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069960)이 과거 리바트를 인수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듯이 앞으로 신세계와 까사미아 조합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리바트 인수 후 미국 유명 홈퍼니싱 브랜드인 ‘윌리엄스 소노마’를 독점으로 계약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신세계 역시 까사미아 브랜드를 집중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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